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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 a bicycle

무섬마을 자전거 길

by 변기환 2014. 6. 22.

무섬마을까지 자전거 도로가 거의 완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사전 답사 후 대충 경로를 파악하고, 오늘 최적의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앞으로 이 길을 따라 산책 겸 운동 겸 댕겨야겠습니다.



운동 생색내기 좋은 33km... 가파른 구간이 없으니 샤방 모드로는 두 시간, 빡세게 달리면 한 시간 반... 딱 좋네요.



서천교에서 서천을 따라 순흥 방향으로 약 1km, 자전거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이 곳을 기점으로 풍기 소백산역(옛 희방사역)까지 16.5㎞ "활력의 길"을... 순흥 선비촌까지 12.5km "전통문화의 길"을 조성한다고 2010년 발표했는데 아직 시작도 못했으니 언제 완공될지 모르겠네요.



강 건너편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어제 전력 질주했으니 오늘은 누가 시비를 걸어와도 마음 비우고 샤방 모드로 달릴 겁니다.



강이 깨끗해 먹이가 풍부하니 곳곳에 백로가 보이네요.



푸더덕 거리더니 금세 물고기를 잡는군요.



처음 보는 새라 학계에 미 보고된 새로운 종을 발견한 줄 알았는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왜가리입니다.



출발한 곳부터 서천교까지는 비포장이며 서천교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시작됩니다. 오늘 찍은 사진 모두 구도가 수평일 듯...



무섬마을까지 14.5km...



우리나라 아이는 다 다리 밑에서 주워왔고, 더위와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는 다리 밑만 한 데가 없죠.



어르신께서 널찍한 경기장 놔두고 좁은 다리 밑 그늘에서 게이트 볼 삼매경에 푹 빠져 있군요.



강둑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저녁... 자전거를 타고 흩날리는 벚꽃 눈을 맞으며 이 길을 달리면 환상입니다.



전문대학을 지나서부터 자전거 도로를 새로 뚫어 놓았네요.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나라가 망할 즈음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여 망초라 하던 것이 줄어들어 망조가 되었고, 그 망초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개'자를 붙여 개망초... 왠지 올해 유난히 더 많이 핀 듯...



영주시 공식 바비큐 파티장인 한정교 다리 밑에는 고기 구워 먹는 사람으로 꽉 찼습니다.



강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 잠시 끊어지는군요. 자전거 길과 기존 도로가 만나는 지점엔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도록 차단 장치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다시 강을 따라 내려갑니다.



으악새 슬피 우는 계절이 아니라서 갈대인지 억새인지 모르겠네요.



모래가 쓸려가지 않도록 보를 놓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차가 다닐 만큼 널찍하지만 어김없이 입구에 말뚝을 박아놓아 자동차가 들어올 수 없도록 해 놓았습니다. 거의 대부분 길을 차도와 분리 했기 때문에 자전거와 자동차가 마주치는 구간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 무섬마을로 가는 자전거 길의 하이라이트인 자전거 전용 교량이 시작됩니다. 강둑을 파내고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만든 시설이 아니라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했으니 친환경 시설입니다.



강을 따라 시원하게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영주시민에게 써야 할 세금으로 만든 시설이니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나는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자전거 안 타는 집사람은 엉뚱한 곳에 귀중한 혈세를 낭비했으니 많이 억울할 듯...



자전거 두 대는 충분히 지나갈 수 있지만 급커브 구간이 많고 무리지어 걷는 사람이 많아 무심코 달렸다가는 큰 사고 나겠습니다.



시멘트 포장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무섬마을까지 강을 따라 거의 직선으로 이어집니다.



무섬마을을 800m 남겨두고 자동차 도로와 합류하는군요.



무섬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무심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나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 버리고 싶네요.



잠시 쉬려고 보니 쫄쫄이 입은 로드 자전거 동호회 무리가 정자를 차지하고 있어 바로 영주와 영주댐을 잇는 도로를 따라 돌아갑니다. 깍두기 네베갈 타이어를 신은 MTB로는 살짝 밟아도 40km는 훅 넘는 로드 자전거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습니다. 괜히 비슷하게 출발했다가 나를 추월해 사라지는 로드 자전거를 바라보면서 자존심 상할까 봐...



은둔형 외톨이가 아니라 혼자 댕기는 외톨이라 제대로 된 내 사진은 영원히 못 찍을 듯...



오고 가는 차가 없다는 핑계로 도로 가운데를 가로막고 사진을 찍는 위험천만 한 만행을 저질러봅니다.



이젠 적응이 될 만도 한데 여전히 두어 시간만 지나면 어김없이 엉덩이에 마비가 오는군요.



처녀 마음 설레게 하는 봄도 다 지났는데 강물을 보면 강물을 따라 흘러가고 싶고 기차를 보면 낯선 곳에 가 보고 싶어지네요.



후끈 달아오른 아스팔트를 달려 영주로 들어섭니다.



조암 교차로에서 오른쪽 농공단지를 따라갑니다.



논공단지를 지나 오솔길을 따라 선영여고 방향으로...



선영여고 지나 영주고 정문에서 왼쪽으로 나지막하지만 숨이 깔딱 넘어가는 고개를 치고 올라갑니다.



다 왔네요. 그동안 위험한 차로를 다녀서 집사람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젠 신경 쓸 것 없이 여유로운 질주를 할 수 있겠네요. 두 시간 땀 흘리고 나니 시원한 캔맥주가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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