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untain Climbing

경주시 남산

by 변기환 2015. 4. 4.

내가 활동하고 있는 모 아웃도어 메이커에서 주최하는 4월 행사가 경주시 남산에서 열리는 관계로 행사 지원차 남산을 올랐습니다. 내가 사는 곳엔 벚꽃이 겨우 꽃망울을 맺고 있는데 여긴 벌써 만개했습니다. 봄이오면 어김없이 가요순위 10위 권 안에 드는 "벚꽃엔딩"을 들으며 등산로를 찾아갑니다.

포석정을 출발 남산 주봉인 금오봉을 오른 후 삼릉 주차장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전체 거리는 약 7.5km 두 시간 남짓 걸렸네요. 해발이 높지 않고 등산로가 널찍해 산책하는 기분입니다.

때 늦은 동백꽃이 반깁니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에 들어서니 유쾌, 상쾌, 통쾌합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 사뿐히 즈려밟고 가야 하는 슬픈 진달래꽃도 한창입니다.

여기저기 푸릇푸릇한 봄기운이 불쑥불쑥 솟는군요.

정상부근까지 너른 임도가 쭉 이어집니다. 자전거로도 오를 수 있을 만큼 경사가 완만합니다.

남산이 천 년 노천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13기의 왕릉을 비롯해 산성터 4곳, 절터 150곳, 불상 129개, 석탑 99기, 석등 22기, 연화대 19점 등 확인된 문화유적만 694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다 둘러보고 싶은데 벌써 정상을 정복한 선수들이 독촉 무전을 마구 날리니 아쉽지만, 발길을 서두릅니다.

능선에 올라서자 길은 더 여유롭네요.

남산이 포석정 방향으론 우리나라 전형적인 산처럼 육산(肉山)이지만 곳곳에 거대한 기암이 서있고 그 위로 층층이 크고 작은 바위 더미가 놓여있습니다. 흙으로 되어 있는 산을 육산(肉山)이라 하는 건 산의 돌을 사람 뼈에 비유하고, 산의 흙을 사람 살에 비유해서 그렇습니다.

꽃향기에 취하고 분내에 취하고...

백만 년 만에 날씨가 화창해 멋진 조망이 펼쳐집니다.

200mm 망원렌즈로 풍력발전 단지를 땡겨봅니다.

오늘 정말 맑네요.

정상 아래에 너른 헬리포트가 있습니다.

임도를 벗어나 계단을 올라...

남산 정상인 금오봉에 올랐습니다.

한 시간 칠 분 걸렸네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로 미어터집니다. 해발 468m... 동네 뒷산에도 못 미치는 높이인데 다들 복장은 히말라야에 오를 기세입니다.

행사를 마치고 하산합니다.

이렇게 맑은 날을 봤던 게 언제였던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상사병에 걸린 사람이 빌면 낫게 해준다는 상사바위... 그리움이 병이라면 차라리 나을 때까지 아프고 말텐데... 참~ 난 유부남이지...

바둑바위에서 내려다본 전망입니다. 정말 멋지네요.

무열왕릉을 땡겨봅니다. 목 디스크 걸릴 각오하고 한 근짜리 망원렌즈를 가져왔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포석정...

신라시대의 왕·왕비·귀족 등의 무덤 23기가 모여 있는 대릉원...

첨성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네요.

모든 걸 사람이 지고 날라야 생활이 가능한 상선암...

대구 선수는 볼 때마다 살이 찌는군요. 그리고 저 배낭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남산에 널려있는 불상 대부분이 머리가 없습니다. 삼계릉 석계불좌상 역시 얼굴이 심하게 훼손되어 최근 복원을 했다고 합니다.

삼릉계 석조여래좌상... 역시 머리가 없습니다.

소나무 재선충 때문에 앞으로 몇십 년 후면 우리나라에서 소나무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어느새 삼릉까지 내려왔네요.

하산완료... 모처럼 반가운 분들과 함께해 유쾌한 산행이었습니다.

'Mountain Climb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괴산군 칠보산  (13) 2015.05.17
달성군 비슬산  (12) 2015.04.18
제천시 동산, 작성산  (11) 2015.03.21
제천시 신성봉  (12) 2015.03.08
제천시 용두산  (12) 2015.02.1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