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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alk

안녕 올림푸스 E-420

by 변기환 2015. 9. 23.

수년간 나와 함께 산을 올랐던 올림푸스 E-420이 운명했다. 지난 토요일 춘천시 삼악산을 마지막으로 기록하고 영영 가 버렸다. 물을 마시면서 실수로 조금 흘렸는데 그때 내부에 스며든 것 같다. 이놈 말고도 다른 카메라가 세 대나 더 있지만, 작고 가벼워 가지고 다니기 좋을뿐더러 무엇보다 올림푸스 특유의 화사한 색감이 고아 늘 이놈만 고집했고 이놈만 데리고 다녔다.

 

그동안 험산 산을 오르면서 바위에 부딪히거나 떨어뜨려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고 심지어는 액정까지 깨져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도 없었다. 상태가 그지경이다보니 몇 번이나 켜지지 않아 조금씩을 손을 봐야 했고 정작 찍어야할 순간 갑자기 꺼져 속도 많이 상하게 했지만, 돌아서면 금방 잊힐 내 기억을 고스란히 담아 온,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기기보다 더 소중하고 친근한 존재였다.

 

보이는 대로 영혼 없이 찍은 보잘 것 없는 사진 중엔 공모전에 입상한 것도 여럿 있고 가족과 즐거웠던 때를 담아 두고두고 그 순간 좋았던 느낌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줬다.

 

이제 카메라는 고이 포장하고 메모리 카드엔 그동안 찍은 아이 사진을 담아 내 아이에게 전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당부하고 싶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만큼 좋은 곳만 찾아 다니고 좋은 것만 보아라."

 

 

이제 새로운 카메라가 그를 대신해 나를 따라 다니겠지만, 그가 남긴 느낌과는 사뭇 다를 것이고 그때마다 그를 추억할 것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흔한 카메라였지만, 나한텐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소중한 것을 떠나 보낸다는 것은 슬픈일이고 가슴 아프게 눈물 나는 것이다.

 

 

 

▼ 단양 제비봉

 

 

▼ 제비봉에서 내려다본 충주호

 

 

▼ 민주지산에서 내려다본 물한계곡

 

 

▼ 신불산

 

 

▼ 간월재

 

 

▼ 간월산

 

 

▼ 소백산 비로봉의 겨울

 

 

▼ 소백산 비로봉의 설경

 

 

▼ 소백산 비로봉의 오월

 

 

▼ 소백산 비로봉의 오월

 

 

▼ 소백산 국망봉에서 바라본 상월봉

 

 

▼ 화산에서 내려다본 하회마을

 

 

▼ 달성군 비슬산

 

 

▼삼악산에서 내려다본 춘천시

 

 

▼ 희양산에서 바라본 구왕봉

 

 

▼단양 망덕봉 용담폭포

 

 

▼단양 망덕봉

 

 

▼속리산 문장대

 

 

▼속리산 신선대

 

 

▼ 만수봉에서 바라본 월악산

 

 

▼ 팔공산에서

 

 

▼ 문경시 천주봉에서

 

 

▼ 제천시 신성봉

 

 

▼ 치악산

 

 

 

▼ 태백산 설경

 

 

▼ 문경시 대야산

 

 

▼ 문경시 대야산

 

 

▼ 제천시 동산

 

 

▼ 김천시 황악산

 

 

▼ 제천시 감악산

 

 

▼ 단양군 도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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