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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86

도락산 새해 첫 산을 오릅니다. 오늘 오를 산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극찬을 한 단양의 명산 도락산입니다. 왕복 등산 시간이 내 걸음으로 3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밧줄을 잡고 미끄러운 바위를 기어올라야 하는 가파르고 험한 구간이 많아 결코 만만치 않은 산입니다. 외줄에 의지한 채 힘겹게 바위를 오르다 잠시 쉬면서 사방을 둘러보면 병풍처럼 펼쳐진 주변 풍광에 연신 감탄을 하고, 종잇장 같이 비좁은 바위틈을 비집고 자라는 소나무의 모진 자태에 매료 당하고, 도락산 주봉인 신성봉에 올라 끝을 알 수 없는 아찔한 절벽에 서서 밑을 내려다보면 그동안 내가 쫓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이름 그대로 깨달음과 즐거움을 주는 - 道樂 - 산입니다. 10시 주차장에 차를 세워.. 2014. 1. 18.
2013년에 남긴 흔적들... 백두대간 종주도 성에 안 차 정맥까지 뛰시는 분이나 일 년에 50좌 이상 오르시는 분에 비하면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기록이고 성적이지만... 휴일마다 구들장을 등에 지고 이불속에 파고 심은 것처럼 꼼짝 않고 잔소리만 해대시는 분들과 하루 종일 소파에서 굼벵이처럼 뒹굴며 리모컨 운전하시는 분들 각성 좀 하시라고 2013년 다녀온 산을 날짜별로 정리해서 올립니다. 1월 5일 태백산 화방재 ➤ 장군봉 ➤ 당골 12km 새해 첫 등산... 이날 아침 유일사 매표소 온도계가 영하 24도... 싸늘하게 식은 컵라면과 언 김밥을 먹고 나니 추위에 입이 떨려 이 깨지는 줄 알았다. 얼떨결에 따라나섰던 모 선수는 산에서 내려와 다시는 등산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등산화와 배낭을 버렸다는 소문이... 누적 : 12.. 2013. 12. 24.
소백산 설경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할 것 없이 차로 30분을 달려 두 시간이면 오를 수 있는 산이 집 근처에 있다는 건 산을 좋아하는 내겐 축복입니다. 소백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산불감시단 발대식을 하는지 군기 빠진 당나라 군대처럼 주차장에 도열해 알 수 없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삼가동 탐방지원 센터를 찾았더니 그동안 주차료를 받던 예쁜 새댁이가 그만뒀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평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로사 앞까지 차를 가져갔는데 낯선 새댁이 산불감시단 발대식에 윗분이 와 있으니 차를 주차장에 두고 걸어가라고 사정을 합니다. 그랴 일찍 집에 가 봤자 할 일도 없고 그동안 하프코스 만 다녔으니 오늘은 오랜만에 풀코스를 걸어보자. 10시 삼가동 탐방지원 센터를 출발합니다. 어제까지 초겨울 추위가 기승.. 2013. 11. 30.
민주지산 수능을 치르는 날이 임시 휴일이라 멀리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민주지산을 다녀왔습니다. 며칠 전 같이 가기로 약속했던 선수가 새벽에 못 간다고 문자를 보내왔네요. 전에 구병산 등산 때도 그러더니... 앞으로 한 번만 더 약속을 어기면 데리고 다니지 말아야겠습니다. 영주에서 차로 두 시간 반을 달려 물한계곡에 들어서니 이동네는 가로수가 감나무네요. 늦가을 짧은 햇살에 먹음직스러운 감이 말랑말랑 익어갑니다. 곶감은 상주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영동군 곶감도 알아주는가 봅니다. 집집마다 특이한 방법으로 감을 말리고 있네요. 윗 동네 단풍은 누렇게 말라비틀어져 가는데 여긴 절정입니다. 얼마 전 다녀온 소백산의 누리끼리한 단풍과는 때깔부터 다릅니다. 노랗게 시들어 가는 낙엽송과 짙은 초록색 잣나무, 핏빛 당단풍 그리.. 2013. 11. 9.
청량산 축융봉 지난 일요일 십 년 넘게 모임을 하고 있는 친구들과 가을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애초 계획은 중부내륙순환열차인 O-train을 타고 묵호 가서 회를 먹고 돌아오는 거였는데 한 달 전에 계획한 걸 느긋한 총무가 예약을 늦게 해 표를 구할 수 없어 청량산과 도산서원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단풍이 절정이라 청량산 도립공원 입구부터 차가 무자게 밀리네요. 그동안 수없이 청량산을 다녔지만 오늘 같은 날은 처음입니다. 입구부터 약 8Km 넘게까지 양쪽으로 빼곡히 주차해 놓았습니다. 올라가면서 차 댈 곳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일찍 도착한 친구가 자리를 잡고 있어 쉽게 차를 세웠네요. 올라가는 차, 내려가는 차, 산을 오르려는 등산객과 아침부터 자리 깔고 먹어대는 행락객이 뒤섞여 그야말로 인산인해... .. 2013. 10. 29.
소백산 단풍 누군가가 버섯이 흉년인 해는 단풍도 곱지 않다고 하길래 정말로 버섯과 단풍이 인과관계가 있는지 사실 확인차 초암사 앞에 차를 세워두고 9시 20분 국망봉으로 출발합니다. 흔히 소백산 단풍을 보려고 죽령에서 연화봉, 희방사에서 연화봉, 삼가 야영장에서 비로봉 구간을 오르는데, 소백산 단풍은 국망봉 아래 돼지 바위에서 시작된 계곡 물이 아홉 번 굽어 흐르는 죽계구곡의 우렁찬 물소리를 들어가며 감상해야 제격이지 말입니다.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국망봉에 올랐습니다. 평소 2시간 정도 걸리는 데 오늘은 날씨가 선선해 예전 기록을 10분 단축했습니다. 휴일인데도 개미 새끼는 커녕 날벌레 하나 날아다니지 않네요. 정상에 올라서니 손이 시릴 정도로 추워 급히 재켓을 꺼내입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봅니다. 조금 이른.. 2013. 10. 20.
용문산 가섭봉 토요일 용문산 가섭봉을 다녀왔습니다. 용문산은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에 이어 경기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으로 예로부터 경기의 금강산으로 불릴 만큼 산세가 웅장하고 골이 깊어 해마다 많은 등산객과 행락객이 찾는 명산입니다. 용문사를 출발 계곡을 따라 걷다가 마당바위를 지나 정상을 오른 다음 능선 길을 따라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안내판에 나와 있는 산행시간은 6시간 30분, 통상적으로 5시간 30분 이상 소요되는 초보는 물론 경험자도 만만치 않은 코스입니다. 3km 남짓한 짧은 거리지만, 들머리와 정상 고도차가 무려 900m 이상이며 평지라고는 전혀 없고 바위와 돌무더기를 밟고 올라야 하는 가파른 구간이 계속됩니다. 9시 58분 용문산 관광단지에 주차를.. 2013. 10. 6.
신불산 천둥·번개 요란한 토요일 새벽 영남알프스 신불산을 오르기 위해 울주군을 향해 달립니다. 운전하기가 힘들 정도로 쏟아붓던 빗줄기가 경산을 지나니 조금씩 잦아들더니 영천을 지나자 등산하기 딱 좋을 정도로 바뀌는군요. 우리나라 좁고도 넓네요. 등억 온천지구를 지나 간월산장 아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니 그쳤던 비가 또 내리는군요. 비는 금방 그쳤지만, 초장부터 힘듭니다. 요 며칠 선선하던 날씨가 오늘따라 후덥지근하고 조금만 걸어도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습하네요. 가자 신불산으로... 한참을 오르다 보니 느낌이 이상해 현재 위치를 확인하니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군요. 원래 계획은 홍류폭포에서 신불산을 오른 다음 간월재를 지나 임도를 따라 하산하는 거였는데, 어디서 길을 잘못 들어섰는지 초장부터 꼬여 버렸네요.. 2013. 9. 15.
지겨운 팔공산 토요일 일찍 일어나 팔공산으로 향합니다. 모 아웃도어 메이커에서 매주 토요일 진행하는 행사가 이번 주는 팔공산이라 몇몇 선수들과 정상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들어 팔공산과 금오산을 세 번씩이나 올랐네요. 9시 20분 탑골 동화 캠프장을 출발...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은 군사시설 및 방송 통신시설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그동안 민간인 출입을 금지했다가 4년 전인가 개방했습니다. 그래서 입구에서 동봉 근처까지 비로봉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없습니다. 동봉 이정표를 따라 가시면 됩니다. 깔딱 고갠지 껄떡 고갠지를 가뿐하게 오릅니다. 한참 계곡을 타고 완만한 능선으로 올라서니 멀리 바로봉 안테나가 보이네요. 부지런한 구미 선수가 몇 시에 출발했는지 벌써 정상에 올랐다고 독촉 무전을 마구 때리는군요. 무전.. 2013. 9. 1.
오대산 지난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오대산으로 달립니다. 산악회 버스에 꼽사리 끼면 2~3만 원이면 떡을 치는데, 혼자 차 끌고 다니니 한 발리 할 때마다 기름값과 통행료 합쳐 7~8만 원은 쉽게 깨지네요. 등산 안내도에는 14km 5시간 50분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실지로는 4시간 20분... 휴식과 점심시간을 빼면 3시간 40분 정도 걸었습니다. 9시 50분 상원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상원사를 지나 사자암으로 직행합니다. 초장부터 오르막이 씨네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인 상원사 적멸보궁과 사자암으로 성지순례 가시는 어르신이 많아 추월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한 10분 걸어 사자암에 도착했습니다. 돌 위에 걸터앉은 녀자가 아무리 봐.. 2013. 8. 26.
골 때리는 두타산 폭염특보가 내려진 토요일 골 때리는 산 두타산(頭陀山)을 다녀왔습니다. 아침 7시에 알람을 맞춰 놨는데 나이가 들어선지 기상 30분 전 자동으로 잠이 깨는군요. 작고 가벼워 휴대성 하나는 끝내주는 E-420 바디에 40-150mm 망원렌즈를 가져왔는데 이놈이 부분파업을 했네요. 오늘 찍은 사진 대부분이 안드로메다로 갔습니다. 오르막 쎈 해발 890m 넛재를 넘고 육송정을 지나 일제 강점기 버러지 보다 못한 일본 놈이 뚫었다는 구문소 옆 석문을 통과 하니... 고원 휴양 도시, 산소 도시, 레저 스포츠 도시 태백이래요. 두타산은 무릉계곡을 출발 두타산성을 지나 정상을 오르는 코스가 볼거리 많고 시원한 계곡물이 흘러 좋긴 한데 경사가 심해 오늘 같은 날 쓸데없이 힘든 코스를 고집했다간 견고생 할 수 있으니,.. 2013. 8. 11.
충북 알프스 구병산 토요일 충북 알프스 구병산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속리산 휴게소 뒤에 병풍처럼 둘러선 산이 바로 구병산입니다. 전날 밤 자정에 같이 가기로 약속한 선수가 새벽 6시에 파투를 놓는군요. 상주에도 아는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가 밤 9시가 넘으면 핸드폰을 끄고 아침 9시가 넘어야 켜니 연락할 방법이 없어 혼자 다녀오기로 합니다. 충북 알프스는 충북 보은군의 구병산과 속리산, 관음봉, 상학봉으로 이어지는 약 44km 능선으로 보은군이 특허청에 출원하고 등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영남 알프스를 겨냥한 것 같은데 가지산에서 천왕산까지 해방 1,000m가 넘는 9개 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며 총 250만 평에 이르는 억새군락지와 신불산, 가지산, 천황산을 포함한 재약산, 운문산이.. 2013.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