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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20

영주 소백주 막거리 영주에는 양조장이 몇 개 있다고 하는데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막걸리는 영주 소백주와 순흥 선비주 두 종류뿐이다. 나는 막걸리 입문을 달달한 맛과 탄산이 들어있는 국순당으로 시작했고, 한동안 국순당 막걸리와 맛과 느낌이 비슷한 순흥 선비주를 마시다가 요즘은 영주 소백주만 먹는다. 집근처 마트에는 소백주를 팔지않아 먼 거리를 걸어가야 하는 즐거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막걸리 맛을 알지 못하고 먹을 때는 달달하고 톡 쏘는 맛이 좋았다. 그러나 막걸리에 맛을 들이고 유명하다는 막걸리 대부분을 먹어보고 나서 단맛보다는 쓴맛이, 톡 쏘는 맛보다는 텁텁한 느낌이 오래 남는 막걸리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영주 소백주는 쓴맛과 막걸리 특유의 텁텁한 느낌 그리고 은근한 누룩향 등 좋은 막걸리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 2012. 5. 14.
재래시장에서 장보기 재래시장은 구경하는 재미, 물건 사는 재미, 흥정하는 재미가 있다. 이런 재미는 대형 마트에서는 도저히 느끼지 못하는 사람사는 재미다. 오늘은 집사람과 오랜만에 재래시장을 다녀왔다. 뭘 사야겠다는 생각 없이 이곳저곳 장 구경하다가 향이 재배한 미나리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한 야생 돌미나리 천 원어치와 싱싱한 소라 오 천원어치 꼬막 삼 천어치를 오 천어치처럼 담아 달래서 사왔다. 그밖에 소백산에서 뜯은 산나물 오천 어치, 오징어 한 손, 당귀 네 뿌리를 사, 두 뿌리는 베란다에 심고 두 뿌리는 밥 비벼 먹을 요량으로 잘게 썰어 고추장에 묻어 두었다. 돌미나리는 양이 많아 일부는 데친 오징어와 양파, 당근, 오이와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식초, 매실청으로 양념해 무쳤다. 남은 일부는 전을 부치고... 소.. 2012. 5. 12.
춘양 - 태백산 막걸리 물 맑고 공기 좋은 봉화군에는 막걸리 양조장이 많다. 봉화 양조장, 청량주로 유명한 법전 양조장, 예전에 그만 두셨지만, 큰아버지께서 운영하시던 삼동 양조장, 봉성 양조장, 재산 양조장, 석포 양조장, 소천 양조장, 오늘 소개할 춘양 양조장 등등 춘양 양조장은 내가 나기 전부터 막걸리를 만들던 곳이다. 내가 어렸을 때 모내기나 벼베기 등 먹걸리가 필요할 때 전날 주문하면 아침 일찍 말 통에 담아 자전거에 주렁주렁 매달아 배달을 해 주곤 했다. 당시 막걸리는 요즘처럼 병에 넣어서 파는 게 아니라 말 통 혹은 주전자 단위로 팔았다. 자전거에 막걸리 말통 6~8개 정도를 싣고 포장되지 않은 험한 시골 신작로 달려 배달을 했다. 한 때 성행하던 춘양 양조장은 2대 강모 씨가 물려 받은 후 소주에 밀려 근근이 명.. 2012. 5. 6.
포도주도 뭐~ 괜찮다. 발효주는 증류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숙취가 심하다. 특히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막걸리는 빨리 발효 시키기 위해 조효소제나 발효촉진제를 첨가하기 때문에 과하게 먹으면 다음날 오랫동안 숙취로 고생한다. 그러나 좋은 물과 좋은 누룩 그리고 오래되지 않은 우리 쌀(막걸리용 쌀은 대부분 3~5년 정도 묵은 정부 비축 미)로 서서히 발효시킨 막걸리는 당연히 숙취가 심하지 않다. 일부 주당들은 가라앉힌 막걸리의 윗부분 즉 청주를 떠먹으면 숙취가 덜하다고는 하는데 과학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다음날 숙취가 걱정된다면 발효주보다는 증류주를 선택하는 게 좋다. 포도주도 다음날 숙취 심하기로는 막걸리 못지않다. 그래서 밤늦게 포도주 잘 안 먹는데 오늘 웬일인지 술 못하는 집사람이 밤늦게 한잔하잔다. 안주는 데친 오징어와 살.. 2012. 5. 4.
결혼 기념일 결혼기념일이지만 집사람 출퇴근길이 멀어 늦은 시간에 뭘 먹으러 가기도 그렇고 해서 조촐하게 집에서 해 먹기로 했다. 양상추, 방울 토마토, 파프리카에 키위 소스를 얹은 샐러드도 준비하고... 체에 내린 계란에 소금과 물을 섞어 찜통에 찐 다음 시골에서 가져온 호두와 파를 뿌렸다. 이거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다. 마트에서 사온 초밥 맛은 그냥 그랬다. 초밥은 초와 소금을 친 흰밥을 갸름하게 뭉친 뒤에 고추냉이와 생선 쪽 따위를 얹어 만드는데, 마트표 초밥은 단맛이 많이 났다. 마트표 우럭회. 들었다 놨다 몇 번을 망설이다 샀는데 결국 다 못 먹고 다음날 일부는 횟밥으로 일부는 막걸리 안주로... 억지로 다 먹었다.ㅠㅠ 생연어가 있길래 냉큼 집어왔다. 센 불에 노릇하게 구운 다음 그 위에 올리브기름을 살짝 두.. 2012. 3. 23.
제대로 만든 법전 청량주 막걸리 우리나라 남성 술 소비량은 세계 1위다. 19세 이상 성인 1인당 연평균 소주 71.1병, 병맥주 140여 병을 마신다. 증류주 소비량 또 한 세계 1위다. 보드카 같은 독한 증류주를 많이 마시는 러시아 사람들도 따라오지 못하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 증류주 중 가장 많이 마시는 소주 때문인 같은데, 이게 왠지 OECD 가운데 교통사고 1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처럼 영 찝찝한 1등이다. 술은 발효주와 증류주로 나뉜다. 세상의 어떤 술도 이 카테고리를 벗어날 수 없다. 발효주는 또 그 원료가 곡물이냐 과일이냐로 분류된다. 곡물로 만들면 곡물주, 과일로 만들면 과일주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 발효주는 그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곡물 또는 과일로 만들어진다. 우리나라 막걸리와 일본의 사케(청주.. 2012. 3. 19.
어묵 무 볶음 무와 어묵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의외로 궁합이 맞다. 몇 주 전 처형댁에서 맛있게 먹은 집사람이 처형에게 "어떻게 만드는거야?" 하고 물어보길래 살짝 엿듣고 대충 만들어 봤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요리는 재료가 맛있어야 한다. 요리 전에 생무를 먹어보고 달고 아삭하지 않으면 이 요리는 십중 팔구 실패다. 무는 길게 채를 썰어 굵은 소금을 쳐 절여놓는다. 너무 가늘게 썰면 씹히는 식감이 떨어진다. 한 10~15분 정도 절이면 빳빳하던 무가 부드러워진다. 장맛보다는 뚝배기 맛이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다. 어묵을 썰 때도 굵기가 균일하게 정성껏 썰어야 맛도 좋다. 재료가 준비되었으면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달군 다음, 마늘을 먼저 넣어 볶는다. 그래야 마늘향이 난다. 어묵을 넣고 중간 불에.. 2012. 1. 2.
비오는 날 파전과 막걸리... 나이가 들어가면 이성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남자는 여성스러워지고 여자는 남성스러워 진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비가오면 괜히 기분이 울적하고 술생각이 난다. 마침 아이는 수학여행중이고 집사람은 좀 늦는다 길래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파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사실 요리는 나름 자신있고 그 전에도 종종 전을 부쳐 먹었지만 파전은 처음 해 본다. 래시피고 뭐고 다 필요없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마음 내키는대로 만들기로 했다. 서둘러 마트에서 막거리 2병과 파 한단을 샀다. 막거리는 국XXX 생막리가 순하고 좋은데 요즘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다 팔리고 없단다. 서X 생생막걸리는 도수가 높아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언제 술을 도수보고 먹었나... 더도 말고 딱 2장만 만들기로 하고 분량만큼 파를 다듬었다. 대충 씻고 파.. 2010.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