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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37

닭 가슴살 물회 집사람이 괜찮게 하는 대박 참가자미 물회집이 있다며 한 그릇 하자길래 마지못해 따라갔습니다. 억지로 따라나선 이유는 내가 음식 사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직장생활 27년 매일 점심을 사 먹어야 하는 집사람 입은 이미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게 앉아 있는데 거지 동냥 주듯 던져놓고 간 물회를 보니 참기름이 2mm 두께로 둥둥 떠 있더군요. 한 숟가락 먹는 순간 딱~ 사이다에 고추장과 시중에 파는 참기름을 넣은 그 맛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입과 코를 마비시키는 지독한 참기름 냄새 때문에 한술 뜨고 바로 숟가락 놨더니 집사람 도끼 눈을 하고 까다롭게 군다고 한소리 하더군요. 결국, 그날 즐겁게 외식 나갔다가 대.. 2014. 7. 8.
짬뽕 대충... 우리나라 사람이 짜장면 다음으로 많이 시켜 먹는 배달 음식의 대명사 짬뽕... 특히 술 먹은 다음날 더 땡기는 짬뽕에 어마어마한 조미료가 들어간다는 건 이젠 뭐 비밀도 아니다. 우리는 흔히 맛있는 음식을 어릴 적 엄마가 해 주던 그 맛이라고 표현 하곤 하는데 엄마표 맛의 비밀이 마지막에 넣은 다시다나 미원이라는 건 엄마만 아는 비법이다. 성인 기준 하루 권장 섭취 나트륨 2,000mg의 두 배인 4,000mg이 들어있는 대표적인 짠 음식... 짬뽕 한 그릇에 소금에 절인 단무지를 달고 짠 춘장에 찍어 먹고 거기에다 김치까지 곁들이면 사흘치 나트륨을 한 끼에 먹어 치운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면서도 코끝이 시리면 얼큰하고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어렵다고 생각하던 음식이 막상 만들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듯 짬.. 2014. 1. 24.
짜파게티 맛있게 해 먹기 우리나라 사람이 주식인 술 다음으로 많이 먹는다는 라면... 양 많고 맛있으면 장땡이라는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이제는 원재료의 질과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나트륨과 지방, 탄수화물 외에는 이렇다 할 영양가가 완전 허당이라 건강을 위해서는 가능한 멀리해야할 음식이지만 요즘같이 쌀쌀한 날 가끔은 탱글탱글한 면발과 칼칼하고 짭조름한 국물이 심하게 땡길 때가 있다. 농약 냄새만 나도 자취를 감추는 1급수 청역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민물새우 토하를 넣어 끓인 "토하 라면" - 동네 고깃집 행님 찬조 -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보다 조리 과정이 복잡해 어쩌다가 한 번씩 해 먹게 되는 짜파게티... 느끼한 짜파게티를 야채와 마늘, 청량고추로 담백하고 매콤하게 만들어 보자. 면 삶는.. 2014. 1. 13.
자연산 추어탕 며칠 전 동네 고깃집에 저녁 먹으러 갔다가 사람 좋아 보이는 주인아저씨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넉넉잡아 한 시간이면 자연산 미꾸라지를 한 양동이 잡을 수 있고 산 더덕을 50뿌리는 캘 수 있다길래 이 양반이 보기보다 뻥이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 표정을 읽었는지 언제 시간이 되면 같이 가자는 걸 건성으로 그럽시다 했더니 일요일 오전에 전화가 왔네요. 먼저 미꾸라지부터 검증 들어갑니다. 아~~~ 햇볕 따가운 황금빛 들판에 풍요로움이 넘실거리고 고개 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 가는 가을이군요. 미꾸라지는 커녕 개구리도 살 것 같지 않은 콘크리트 농수로에 미꾸라지가 바글바글한답니다. 논을 거친 물이 아니라 맑은 내성천 물이 바로 유입되는 지점이라 잔류농약 걱정도 없고 물살이 무척 빠르며 깨끗.. 2013. 10. 15.
장마철 날구지 퇴근 무렵 아침부터 내린다는 장맛비가 이제야 부슬부슬 내리는군요. 할일 없는 백수 발 병난다고 했던가요? 바쁠 것 없는 요즘 괜히 몸도 마음도 바쁘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가 점점 더 거세집니다. 이런 날 그냥 넘어가면 죄짓는 기분입니다. 급히 냉장고를 뒤져 날구지 준비를 합니다, 사전적 의미로 날구지가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 '쓸데 없는 짓'이나 '괜한 일'을 하는 것- 이라고 하네요. 비가 오니 괜히 쓸데 없는 짓을 해 봅니다. 전 부칠 야채를 준비하고 햇감자를 강판에 갑니다. 감자를 강판에 갈아야 씹는 느낌이 있어 더 맛있습니다. 밀가리를 조금 추가합니다. 고수는 100% 밀가리로 전을 부치지 반죽에 계란을 넣거나 부침가루 따위로 전을 부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약한 불에 노릇하게 지.. 2013. 7. 2.
매실액과 매실장아찌 집사람이 매실을 얻어 왔네요. 기특하게 이런 건 잘 얻어 오는군요. 매년 어머니께서 만든 매실액을 가져다 먹었는데 올해는 직접 담가 어머님도 드리고 이웃과 나눠 먹어야겠습니다. 매실이란 게 동네 우물가에 주렁주렁 열린 앵두처럼 흔한 과실인 줄 알았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꽤 비싸게 팔리네요. 더러 적은 것도 섞여 있지만 대체로 굵기가 양호합니다. 매실액만 담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 일부는 장아찌를 만들려고 씻어 말립니다. 피 떨고 나면 대충 6.5kg쯤 되겠네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습니다. 매실액을 어떻게 담그는지 몰라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먼저 꼭지를 따라고 합니다. 꼭지가 남아 있으면 탁해지고 떫은 맛이 난다네요. 요렇게 꼭지가 긴 건 손톱으로 툭 치면 떨어져 나가는데 요런 놈은 답이 없네요. 다시 .. 2013. 6. 14.
김밥 대충... 냉장고를 뒤져보니 집사람이 김밥 재료를 사놓았네요. 오늘 점심엔 김밥을 싸 먹어야겠습니다. 김밥에 부추가 빠지면 찐빵에 앙꼬 빠진 것처럼 섭섭합니다. 남자에게 특히 좋은 부추는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데요. 정구지 : 부부간의 정을 좋게 한다.온신고정 :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기양초 :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월담초 : 정력이 넘쳐 과붓집의 담을 넘는다.파옥초 : 부부사이가 좋으면 집 허물고 부추심는다.파벽초 : 양기가 좋아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 속담도 많습니다. 봄 부추는 인삼·녹용과도 안 바꾼다.부추 씻은 첫물은 아들 안주고 사위 준다.봄 부추 한 단이 피 한 방울 보다 낫다.스님 부추 보듯 한다. 불교에서 중이 부추를 먹지 못하게 한 이유가 있었군요. 평소 부추를 즐겨 먹는.. 2013. 5. 18.
봄, 흔한 막걸리 안주 부모님께서 바리바리 싸 오셨네요. 야생 미나리입니다. 흔히 돌미나리라고 하죠. 줄기가 굵지 않고 야들야들한 게 재배한 미나리보다 향이 몇백 배는 더 강합니다. 이놈으로 향긋한 미나리 전을 부칠 겁니다. 두릅입니다. 그냥 두릅이 아니라 봉화군 하고도 춘양면 깊은 산 속에서 자란 야생 두릅입니다. 시장에 파는 두릅과 비교하면 많이 섭섭합니다. 평소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데, 오늘은 좀 색다르게 튀겨 먹을 겁니다. 봉다리에 밀가루와 두릅을 넣고 흔들어 줍니다. 이게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냐고 하겠지만, 두릅에 밀가루를 골고루 입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더군요. 밀가루 반죽을 살짝 입힙니다. 고수는 부침가루로 전을 부치는 훼이크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기름을 빼줍니다. 환상적으로 튀겨졌군요. 돌미나리 전을 부.. 2013. 5. 5.
오삼불고기 요즘 TV를 보면 이 나라가 먹는데 미치지 않았나 할 정도로 온통 맛집 소개뿐이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맛집을 소개 하다 보니 맛없는 집도 맛집이 되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행정 처분을 받은 식당도 맛집으로 둔갑한다. 게다가 TV 방송을 미끼로 뒷돈까지 오간다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인터넷도 예외가 아니다. 카페, 커뮤니티 사이트 등 모든 곳에서 맛집을 소개한다. 특히 블로그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맛집을 알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그들은 음식 맛으로 원산지와 조미료 사용 여부, 유통기간까지 단번에 알아내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으며, 전문가 수준으로 사진을 찍고 갖은 미사여구로 맛집을 소개한다. 요즘 젊은이는 스마트폰으로 맛집을 검색하고 블로그를 통해 맛집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는다. 즉 블로그에 많이.. 2013. 2. 21.
스테이크와 새우구이 크리스마스가 나한테는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집사람이 영화 보러 가자는 걸 비꼬며 살짝 시비를 걸었더니, 아침까지 삐쳐 말도 안 한다. 삐쳐 이불 뒤집어쓰고 있는 집사람을 어르고 달래 영화 호빗을 보고,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장을 봤다. 잘해 주려면 끝까지 잘해줘야 나중에 뒤탈이 없다. 오늘 저녁은 영주 한우 치마살로 만든 스테이크와 새우 오븐 구이 먼저 쇠고기를 허브와 소금으로 간을 하여 30분 정도 재워둔다. 고기 재우는 동안 새우를 씻고 가위로 등껍질을 갈라 내장을 깨끗이 제거한다. 껍질을 자른 등에 칼집을 내고 올리브기름과 잘게 다진 마늘을 발랐다. 예열한 오븐에 30분 정도 구우면 완성 스테이크 소스는 마트에 파는 스테이크 소스에 케첩과 양파,.. 2012. 12. 26.
두부김치 늦은 아침을 먹고 짙은 안갯속을 달려 소백산을 찾았다. 오늘 가야 할 길은 초암사를 출발해서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지나서 죽령으로 하산하는 18km, 약 7시간 제법 긴 코스 한 때 신촌 부르스 밴드로 활동하던 동덕여대 이정선 교수 노래 중에 "산위에 올라"는 노래가 있다. 산 위에 올라 세상을 보네 산 위에 올라 발아래 세상을 보네 이렇게 내려다보면 아무 생각이 없네 어둠이 와도 혼자 남았네 너무 어두워 아무도 보이지 않네 갑자기 외로워져서 소리소리 질렀네 소리 질러도 대답이 없네 소리 질러도 아무도 와 주지 않네 나만 남겨진 채로시간마저 멈췄네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더니 연화봉 지나자 다리가 후들후들... 돌아오는 길에 자연묵집에 들러 두부 한 모를 샀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한잔 할 타이밍을 .. 2012. 12. 16.
무밥 무밥은 콩나물을 같이 넣어야 맛있는데, 냉장고를 뒤져보니 콩나물이 없다. 쌀을 씻어 30분 정도 불린 다음, 무를 채 썰어 밥을 짓는다. 불을 아주 약하게 조절하는 게 포인트 밥이 끓으면 뚜껑을 살짝 열어 놓는다. 무밥과 함께 먹을 된장찌개 양파, 무, 감자, 청양고추 준비 적당량의 된장을 풀어서 한번 끓인 후 준비한 야채와 매운 고춧가루를 조금 넣는다. 몇 분 더 끓인 후 파 추가 엄마가 만든 무말랭이 무침, 경상도 사투리로 곤지라고 한다. 엄마표 깻잎 김치 요놈 경상도 사투리는 깻잎 짠지 역시 엄마표 고추 부각과 미역귀 튀김, 고추 부각 이놈이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놈이다. 초가을 풋고추를 따서 반으로 가르고 씨를 제거한 다음 찹쌀풀을 입혀 쪄서 말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고추 부각 튀길 때 건져.. 2012.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