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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감악산

by 변기환 2015. 7. 11.

수도권과 영서 지방에 폭염주의가 내렸지만, 산을 오르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 오를 산은 충청북도 제천시의 봉양읍과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의 경계에 있는 해발 945m 감악산입니다. 감악산은 북쪽의 치악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며, 남쪽으로 석기암봉을 거쳐 올 초 다녀온 제천의 용두산으로 연결됩니다.

 

 

선녀바위(감악산 정상) 방향으로 올라 백련사를 거쳐 감악고개에서 출발지로 하산하는 비교적 짧은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7km 거리를 무려 4시간이나 걸었습니다. 백련사 근처에서 길을 잃어 한 시간 정도 헤맸더니 예상보다 많이 걸렸네요.

 

 

감악산은 감악산 방향과 계곡 방향 두 개의 코스가 있는데 계곡 방향이 훨씬 수월하고 거리도 가깝습니다. 감악산 방향은 초장부터 정상까지 가파른 구간이 이어집니다. 나는 험한 구간인 감악산 방향으로 등산을 시작합니다.

 

 

예상대로 초장부터 목구멍에서 제트기 날아가는 소리가 나네요.

 

 

나리꽃이 활짝 폈습니다. 나라꽃은 종류가 많은데 꽃이 땅을 보고 있으면 땅나리, 옆을 보고 있으면 중나리, 이놈처럼 하늘을 보고 있으면 하늘나리입니다.

 

 

땀이 비 오듯 줄줄 흐릅니다. 불볕더위에 이게 무슨 짓인지...

 

 

600m 오르는 데 무려 30분이나 걸릴 만큼 무진장 가파릅니다.

 

 

여름 산행 시 보냉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품인 듯...

 

 

같이 사는 여자가 출출할 때 먹으라고 자두와 오이를 몰래 넣어놨네요.

 

 

멀리 우뚝 솟은 봉우리가 보입니다.

 

 

이제부터 수직 바위를 타고 오르는 구간이 곳곳에 놓여있습니다.

 

 

바위가 물기를 머금고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줄줄 미끄러집니다.

 

 

건너편으로 하산할 능선이 보이네요.

 

 

우측 응봉산 너머 흐릿하게 치악산 능선이 보입니다.

 

 

응봉산 허리를 감고 지나가는 임산도로가 마치 산에 허리띠를 두른 것 같습니다.

 

 

황둔마을입니다. 황둔은 안흥찐빵과 같이 쌀 찐빵이 유명하답니다. 황둔리와 영월군 수주면 운학리와 주천면에 이르는 주천강 주변에는 최근 들어 캠핑장이 들어서서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수직 절벽을 치고 오르면 바로 정상인 줄 알았는데, 쉽게 정상을 보여 주지 않는군요.

 

 

또 멀리 봉우리가 보입니다.

 

 

아직 500m 더 가야 하는군요.

 

 

지나온 감악2봉...

 

 

감악산 최고봉은 제천시에 속하며 해발이 945m입니다. 원주시에서 아쉬웠는지 930m 감악 3봉에 정상석을 세웠습니다.

 

 

2.8km 오르는데 1시간 51분 걸렸습니다.

 

 

좌측이 일출바위 또는 선녀바위라 불리는 감악산 최고봉이며, 우측이 월출봉 또는 동자바위라 불리는 봉우리입니다.

 

 

원주시에서 세운 정상석을 뒤로 하고 잠시 칼날 같은 능선을 조심스럽게 헤치고 나가면...

 

 

제천시에서 세운 감악산 정상석을 만나게 됩니다.

 

 

흙 한 줌 없는 선녀바위 꼭대기엔 소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석기암봉과 용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굵직합니다.

 

 

어디로 이어지는지, 어디로 넘어가는 능선인지 모르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입니다.

 

 

폭염이라 망설였지만, 역시 오길 잘했네요.

 

 

충분히 쉬고 이제 백련사로 내려갑니다.

 

 

누군가가 돌탑을 정성스럽게 쌓았습니다.

 

 

출발지에서 백련사로 오르는 코스는 정말 쉽군요.

 

 

잠시 백련사를 돌아봅니다. 백련사는 의상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데 당시 아래 연못에서 백련이 피어나 이름을 붙였답니다. 감악산엔 삼국시대에 쌓은 감악산성이 백련사를 감싸고 있었다고 합니다. 대동지지의 기록에 의하면 '둘레가 32,600척'에다 '지세가 험하여 굳이 축을 쌓지 않아도 된다'는 기록이 전해질 정도로 이 산의 산세는 참으로 거칠기 그지없습니다.

 

 

삼성각은 산신.칠성.독신을 모신 사당입니다. 산신은 산신령을, 독신을 인간의 복과 수명을, 독신은 말세 중생에게 복을 내린다고 합니다.

 

 

전망이 그냥 끝내줍니다.

 

 

극락전에 모셔진 불상은...

 

 

단양군 금수산의 조계사에 있던 것을 모셔왔다고 전해집니다.

 

 

청아한 풍경소리가 고요한 절간에 은은히 울려 퍼집니다.

 

 

물병에 물을 채우고 잠시 쉬다가..

 

 

계곡코스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계곡 물이 어찌나 찬지 등줄기가 서늘해지네요.

 

 

부부가 오손도손 산을 오르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가 좋습니다.

 

 

 

다 내려왔습니다. 오늘 등산은 폭염에 코스가 험해 무척 힘들었습니다. 집사람이 인삼 듬뿍 넣고 삼계탕을 끓여 준다니 악셀을 밟은 발에 힘이 들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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