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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소백산의 설경

by 변기환 2015. 11. 29.

내가 활동하고 있는 모 아웃도어 메이커 소속 선수 몇과 소백산 설경을 보기 위해 희망사 매표소에 모였습니다. 고령, 속초, 서울, 청주에서 온 이들은 전날 희방모텔에서 1박을 했습니다.

며칠 전 내린 비로 희방폭포의 물줄기가 우렁차네요. 깜빡하고 카메라를 차에 두고 와 모든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었습니다.

선수들 폭포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신기해하기는... 그리고 나 좀 찍지 마요. 영혼 다 날아가요.

오늘 모인 선수들 경력이 화려합니다. 백두대간을 종주한 선수,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고 정맥을 타는 선수, 히말라야 8,000미터 고산을 등정한 선수, 산악용 MTB 자전거 100km 평속이 35km인 괴수도 있기 때문에 행여 뒤처지지 않을까 바짝 긴장됩니다.

희방사를 지나면 숨이 깔딱 넘어가는 가파른 구간이 약 30분간 이어집니다. 내가 선두를 섰는데 의외로 선수들 걸음이 느리네요. 어젯밤 술도 많이 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숨이 깔딱 넘어가는 구간을 순식간에 치고 올라 희방깔닥재에 올랐습니다. 내가 등산을 하기 전 이 코스로 연화봉을 올랐을 때 세 걸음 걷고 쉬고 세 걸음 걷고 쉬고 그렇게 영혼까지 초주검이 돼 거의 세 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이제는 1시간 40분이면 충분합니다.

연화봉이 가까워져 오자 나뭇가지마다 상고대가 예쁘게 달렸습니다.

소나무도 추운지 두툼한 솜털을 껴입었네요.

연화봉에 올랐습니다.

어제 모임에서 울진여행을 다녀 온 터라 여독도 있고 집사람 눈치도 보여 망설였는데 역시 오기를 잘했네요.

비로봉으로 출발...

상고대가 자꾸 걸음을 더디게 합니다.

제2 연화봉 오르기 전에 목도 축이고 잠시 쉬어 갑니다.

오늘 점심은 하산 후 가볍게 한잔하면서 먹자는 말에 모두 빈손으로 올라왔는데 벌써 허기가 지네요.

가야할 비로봉은 짙은 안개에 가려졌다 보였다가를 무한 반복...

상고대 터널을 지나갑니다.

주목 가지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축쳐졌습니다.

비로봉 도착...

볼을 할퀴는 매서운 바람에 서둘러 삼가 야영장으로 내려갑니다.

달밭골 도착...

비로사를 지나...

목적지인 삼가 야영장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15km를 걸었고 의외로 걸음이 더딘 선수들 때문에 5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내 걸음이라면 4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선수들 점심이 나오기도 전에 벌써 소주 한 병을 비웠습니다. 낮술을 안 하니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오늘부터 특별음주 단속이라 내가 다 걱정이 되네요.

12,000원짜리 갈비탕은 고기는 푸짐한데 소금간을 하지 않아도 짠 듯... 냄새도 살짝 나고...

아직 늦가을 정취가 곳곳에 남아 있지만, 산은 벌써 한겨울입니다. 움츠려 있기보다는 추워도 자주 바깥활동을 하는 게 추위를 이기는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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