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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고치령->소백산 형제봉

by 변기환 2010. 11. 14.
등산경로 : 고치령->칼바위->형제봉->칼바위->고치령
등산시간 : 5시간 (휴식, 점심시간 포함)

형제봉은 소백산맥의 줄기로 단양군 영춘면에 있는 해발 1,170m 봉우리이다. 등산코스는 고치령에서 출발하여 국망봉으로 가다 보면 칼바위 부근에서 형제봉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있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등산 코스가 완만하여 등산 초보자라도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다. 다만, 백두대간 길에서 형제봉으로 갈라지는 곳에 이정표가 없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갈림길을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오늘은 산행은 집사람이 동행하였다. 평소 등산을 하지 않기에 걷는 시간이 길어 걱정되긴 했으나 집사람이 걷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걷기로 했다. 그래서 혼자 다녀온 것보다 족히 한 시간은 더 걸린 것 같다.  

차를 고치령에두고 죽령 향하는 백두대간 길로 접어들었다. 국망봉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는 곳으로 진입해야 한다.

출발 시각이 오전 11시 출발 시간이 많이 늦었다. 이때까지 출입이 허용되었는데 산행을 마치고 하산을 하니 출입금지 표지가 붙어 있었고 등산로를 막아놨다.

반대편 쪽은 마구령, 신선봉, 늦은맥이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이다. 올여름 고치령에서 생달까지 등산할 때는 녹음이 우거져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었는데 앙상한 모습을 보니 새롭다.

칼바위에서 갈림길이 있으나 이정표가 없어 생각 없이 걷다보면 지나칠 수 있기에 칼바위 근처에서 핸드폰으로 갈림길을 찾아야 했다.

고치령에서 출발한 지 약 40분, 칼바위 밑을 돌아 다시 능선에 오르면...

형제봉 갈림길을 만난다. 이정표가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세히 보면 누군가가 붉은 페인트로 나무줄기에 표시 해 놓았다. 왼쪽 아랫길은 고치령에서 올라오는 길이며, 왼쪽 위쪽으로 나 있는 길이 국망봉으로 가는 길이다. 형제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른쪽 능선 아랫길로 향해야 한다. 만약 이 길을 모르고 지나쳐 마당치 이정표가 보이면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야 한다.

갈림길에서 잠시 계곡으로 향하는듯 하나 이내 능선으로 올라서고 이때부터는 계속 능선을 따라 비교적 쉬운 길을 걷게 된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 너머에 형제봉이 있다.

최근 사람의 접근이 없었는지 등산로가 낙엽에 덮여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곳은 겨우살이가 흔하다. 그러나 숙주 나무들이 수십 미터가 넘기 때문에 겨우살이 채취를 할 욕심은 버리는 게 좋다.

점심은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해결 했다. 요즘처럼 건조할 때에는 점심을 미리 준비해야지 산에서는 절대 취사를 해서는 안된다. 간혹 등산객 중에서 생각 없이 라면을 끓여 먹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요즘같이 건조한 철에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를 넘어가야 한다. 집에 있겠다는 집사람을 설득하느라 출발이 너무 늦어 버렸고 집사람 걷는 속도로 걷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듯하여 점심식사 후 바로 출발하였다.

처음엔 저 봉우리 어딘가가 형제봉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저 봉우리 너머 한참은 더 가야 형제봉이 있었다.

이미 누군가가 겨우살이를 채취했는지 길에 겨우살이 가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수백년은 됨직한 참나무가 즐비하고 곳곳에 죽어 쓰러진 소나무들이 많이 있었다.

겨우살이는 참나무에 기생하는 기생식물로 수분부터 영양분까지 숙주로부터는 공급받는 다른 기생식물과는 달리, 겨우살이는 수분만 숙주로부터 공급받고 스스로 광합성을 하여 성장한다고 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뇨, 항암, 탈모방지 및 치료 등 효능이 많은 식물이다.

날씨가 얼마나 건조한지 나뭇가지에 묻은 먼지 때문에 옷이 엉망이 되었다. 사실 등산 의류는 값비싼 기능성 의류를 살 필요가 없다.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나뭇가지나 날카로운 바위에 비싼 고어텍스 기능이 있는 재킷이나 얇은 구스다운패딩 재킷을 찢는 경우를 종종 본다.

사실 일상중에는 고어텍스 기능이 있는 재킷를 입을 일이 별로 없다. 고어텍스 재킷은 외부에서 침투하는 수분은 막고 내부에서 발생하는 땀은 쉽게 배출하는 기능성 옷이지만 땀 배출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과도하게 흐르는 땀을 전부 배출 할 만큼 탁월한 기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이는 일상적인 생활이나 약간의 운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정도의 땀은 외부로 배출 하여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있지만 등산과 같은 격한 운동 때문에 발생하는 많은 땀은 소화하지 못한다.

등산용 재킷이라면 고어텍스 기능보다는 발수기능과 방풍기능이 있는 가볍고 얇은 바람막이가 더 실용적이다. 걸을 때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배낭 옆 주머니에 넣어 두다가 추울 때는 다시 입어 체온을 조절 하는 게 더 좋다. 땀이 많이 난 상태에서 쉬게 되면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아무리 덥더라도 재킷을 입어 체온이 내려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고어텍스 기능이 있는 재킷은 진눈깨비가 눈이 오거나 약한 비가 내릴 때 혹은 빗물에 젖은 숲을 지날때 눈과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을 뿐이지 고어텍스 기능이 있는 재킷이 다른 재킷보다 더 보온력 좋거나 하지는 않다.

그리고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해서 고어텍스 기능이 있는 재킷이 우의 대용이 될 수 없다. 우의는 무릎 위까지 덮기 때문에 바지나 신발이 젖지 않지만, 재킷은 길이가 짧아 상의만 가릴 뿐 하의는 고스란히 비를 맞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등산의류는 기업의 상술과 소비자의 허영이 맞물려 본연의 기능보다는 패션만 강조되어 버렸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필요없는 특수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이상한 형태가 되어 버렸다.  

얕은 능선은 바람이 심하지 않아 낙엽이 발목까지 쌓였다. 낙엽 아래 솔방울이 숨어 있어 무척이나 미끄러웠다.


갈림길에서 출발한지 약 40분 평지 같은 능선길이 끝나고 이내 가파른 산길이 나타난다.

가파른 길을 힘겹게 올라보니 여기가 정상이 아니다.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표지판에 적혀 있지 않아 시간을 가늠할 수 가 없다.

지금은 잡목이 우거져 형태를 알아 볼수 없지만, 예전에는 헬기장으로 사용되었는지 블록으로 H 표시를 해놓았다. 이제껏 산중에서 본 헬기장 중에 가장 넓은 규모였다.

이정표를 지나 약 10분쯤 걷다 보니 멀리 산봉우리가 보인다. 저기 어디쯤이 형제봉이 있으리라.

형제봉은 능선에 조그마한 바위 봉우리가 얹혀진 형태다. 그래서 정상이 한 평 남짓하다. 바로 인근에 고만한 높이의 봉우리가 더 있어 형제봉이라 하는 것 같다. 정상에는 조망을 위해서 잡목을 잘라낸 흔적이 보인다.

멀리 남쪽으로 국망봉과 비로봉이 어렴풋이 보인다. 며칠 전 황사가 심했는데 오늘도 황사가 있는지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멀리까지 볼 수가 없다.

금방 날이 저물 것 같아 하산을 서둘렀다. 하산 후 보니 등산로 입구를 막아놓았다.

그리고 입산금지를 알리는 표시가 붙어 있다. 그런데 고치령에서 국망봉까지 전 구간 입산을 금지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구간을 금지한 것인지 설명이 없어 혼돈스러웠다.

멀리 주차해둔 차가 보인다.

집에 오는 길에 사온 돼지 목살을 삶아 막걸리 한잔으로 하산주를 대신했다. 집사람이 무리를 했는지 많이 힘들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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