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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치악산 - 비로봉

by 변기환 2011. 4. 4.
등산경로 : 구룡사->세렴폭포->사다리병창길->비로봉->구룡사
산행시간 : 약 6시간 (많이 쉬었음, 점심시간 30분 포함)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를 통과하다 보면 차창 너머로 치악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치악산은 보기와는 달리 지형이 험하고 골짜기가 많아 등산 초보가 오르기에는 힘든 산으로 알려졌다.

이 험한 산을 오르기 위해 아침 일찍 집사람과 친구, 나 이렇게 셋이 집을 나섰다. 산세가 가파르고 위험해서 집사람이 걱정되기는 했으나 날씨가 워낙에 좋아 봄 소품가는 기분이었다.

9시가 조금 넘어 새말 IC를 빠져나왔다. 이정표에 오른쪽으로 치악산을 알리고 있어 우회전했다. 그러나 그 뒤부터 어디에도 치악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없었다. 한참을 가다가 이 길이 아닌 것 같아 네비게이션을 켜보니 새말 IC를 나와 우회전하고 신호등을 건너자마자 또 우회전을 했야 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이정표를 못보고 지나쳤나 싶어 확인을 해보니 새말 IC 앞 큰 도로에서 치악산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는 어디에도 이정표가 없었다.

요즘은 다들 네비게이션을 가지고 있어 이정표 없이 길 찾기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국립공원으로 가는 중요한 길에 이정표가 없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돌아 예정 시간보다 훨씬 늦게 치악산 국립공원에 도착하여 구룡사로 차를 몰았다. 조금 올라가니 대형차 주차장과 소형차 주차장이 보이고 야영장을 지나 작은 주차장이 보였다. 그러나 국립공원 관리소의 남직원과 여직원이 주차장에 자리가 없으니 돌아가라고 한다.

이정표가 없어 돌아 온 것도 화가 나는데 주차할 공간이 없다고 돌려보내는 걸 두 사람이나 해야 할 일인가 싶어 차에서 내려 여기서 두 사람이 차를 돌려보낼게, 아니라 한 사람은 소형차 주차장앞에서 막고 올려보내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니 소형차 주차장 앞에 써놓았다며 오히려 나보고 뭐란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다.

더 언성을 높여봤자. 소귀에 경을 읽는 것 같아 다시 차를 돌려 야영장의 텅 빈 곳에 주차하고자 하니 야영장 직원이 여기에는 죽어도 주차를 못 한단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지만 따져봤자 나만 손해라 주차장에 차를 두고 15분을 걸어 구룡사 매표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집사람과 합류했다.

이정표와 주차문제로 언잖았던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집사람이 건네준 커피 한잔에 잠시 화를 누르고 산행을 시작했다. 이때가 11시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지났다.

구룡사는 문화재 관람료를 받고 있다. 길을 막고 모든 사람들에게 관람료를 받을 게 아니라 절 앞에서 절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만 받아야한다. 내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통행료를 받는 건 대동강물을 판 봉이 김선달보다 더한 장사꾼이 아닌가? 이리저리 화가 치민다.

구룡사를 출발하여 완만한 계곡을 걷기를 40분 세렴폭포와 비로봉 구룡사 갈림길에 도착했다. 집사람 걸음이 늦어 한참을 기다렸다. 

이곳에서 측정한 고도가 484m 비로봉 정상이 1,288m 이니 고도차가 800m 이상이다. 비로봉을 향해 2.7Km를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벌써 집사람이 걱정된다.

세렴교를 건너자 경사가 급한 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가야 할 길이 멀고 경사가 매우 급하므로 자신의 체력에 맞게 속도를 조절해야 하고 힘들 때 마다 적당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잠시 숨돌릴 구간없이 계단과 바위를 번갈아 올라야 한다.

사다리병창 길에서 멀리 끝이 뾰족한 비로봉이 보인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적당한 지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는 내내 새들이 주위를 맴돌고 도시락위를 날아다니며 귀잖게 하기에 나뭇가지에 밥알을 올려놓으니 어디론가 연방 물어 나른다.

해발이 높아지자 겨우내 쌓였던 눈이 따뜻한 날씨에 녹아 질퍽질퍽하게 흘러내려 아이젠 없이는 걷지 못할 지경이다. 아이젠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친구가 아이젠을 챙겨와서 집사람만이라도 아이젠을 착용할 수게 되었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등산객이 대부분이고 아이젠을 착용했다고는 하나 눈이 워낙에 질척하여 별로 효과가 없어 주요구간은 한참을 기다려야 오를 수 있었다.

오늘 등산은 중간 중간 집사람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산길 역시 눈이 녹아 미끄러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

한참을 내려오니 세렴교가 보인다.

뒤처진 집사람을 기다리는 사이 세렴폭포를 다녀왔다. 규모가 폭포라고 부르기 민망하다.

어차피 문화재 관람료를 낸 터라 일부러 구룡사를 들렸다. 전부 새로 지은 건물뿐이라 오래된 문화재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하산하니 집사람 상태가 심각하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아 장시간 등산은 무리인데 오늘은 너무 무리한 것 같다.

집사람 때문에 오늘 등산은 시간이 약 6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혼자였다면 4시간 정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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