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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 a bicycle

무수촌, 흑석사 자전거 나들이

by 변기환 2011. 6. 7.
딱히 어디를 가야겠다는 생각 없이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한참을 가다 보니 "무수촌 된장 마을 가는 길" 표지판이 보이기에 어떤 곳인지 궁금하여 이정표를 따라 무수촌으로 향했다.

이산면사무소를 지나자 왼쪽으로 작은 저수지가 보이고 강태공들이 낚시 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물어보니 씨알이 굵지 않은 토종붕어가 낚이긴 하는데 가물치와 잉어가 방해하여 영 재미가 없단다.

몇 년 전까지 나도 낚시를 무척 즐겼다. 강태공처럼 낚싯대를 펼쳐놓고 마냥 기다리는 낚시를 한 게 아니라 여름이면 강줄기를 따라 헤매고 다니며, 꺽지를 잡는 루어낚시를 했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취미로 생명을 죽이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더는 낚시를 하지 않는다.

한참을 자전거를 달려 무수촌 된장 마을에 도착했다. 오래된 고택들이 몇 채보이고 마당에는 장독들이 나란히 놓여 있다.

사진기를 가져오지 않아 핸프폰으로 촬영을 해서 이미지가 흐리고 색상이 옅게 표현되어 포토샵으로 색상과 밝기를 조정했더니, 그나마 볼만하다. 다음부터는 어딜 나서면 사진기를 꼭 챙기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이 집이 주인이 거쳐 하는 곳인 듯한데, 고급 외제 차가 서있고 신발이 보였지만 한참을 이곳저곳 서성이며 다녀도 인기척이 없다.

바로 맞은편에도 된장을 담은 듯한 장독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정자인지 거처인지 모르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듯 했다. 규모는 작지만 아담하고, 단아하고, 단단한 느낌이다.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 반짜리 집으로 기와지붕이 아니라 짚으로 엮은 지붕이라면 초가삼간이였으리라.

마당을 보면 집주인의 성격을 알수가 있다. 눈에 거슬리는 것 없이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 있다. 여기서 만드는 된장 역시 정갈하게 만들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돌아오는 길에 흑석사 이정표가 보이기에 어떤 사찰인지 궁금하여 들려봤다. 마침 가지고 간 물이 떨어져 스님께 물을 얻어 수통에 채우는데 자전거에 관심이 많으신지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흑석사를 검색해보니 흑석사는 문화재가 몇 점 있었다. 극락전 안에는 국보 제282호인 목조 아미타불이 유리 금고 안에 모셔져 있다.

아마 대웅전인듯한데 새로 짓고 있었다. 나는 등산을 많이 하므로 이산 저산 사찰을 본의 아니게 많이 본다. 내가 본 많은 사찰들이 크든 작든 새 건물을 짓고 있었다. 자연을 훼손 해 가면서 새 건물을 짓는걸 보면, 법정 스님의 무소유도 생각이 나고, 절 밖에 깨달음이 있다는 말씀과 만사가 욕심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생각난다.

저 정도 규모의 대웅전을 건축하는 비용이 수억은 될 텐데, 어떻게 마련했는지 궁금하다. 나라에서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종단(宗團)에서 주는 것도 아닐 텐데...

새로 짓고 있는 대웅전 건물 윗쪽에는 석조 여래좌상과 마애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앞에 모셔져 있는 불상이 보물 제681호로 지정된 석조 여래좌상이고, 그 뒤 큰 바위에 마애삼존불상이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니 석조 여래좌상은 근처 밭에서 발굴했다고 하니, 원래 저렇게 앞뒤로 나란히 서 있었던 게 아니라 인위적으로 배치 한 듯하다.

염불도 자동 재생되는 참 편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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