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리벳츠에서 아침 일찍 도야 호수로 출발했다. 노보리뱃츠의 매캐한 유황냄새 때문에 계속 두통에 시달렸고, 감기 때문에 선잠을 잤더니 오늘도 몸 상태가 엉망이다.
노보리뱃츠에서 도야 호수까지는 차로 약 30분 정도 거리다. 머리가 아프긴 해도 매캐한 유황냄새를 맡지 않으니 그나마 살 것 같다.
도야호(洞爺湖)는 홋카이도 남서부에 있고 도야 칼데라 안에서 생긴 호수로, 면적은 일본에서 9번째 칼데라 호로는 3번째로 크다. 시코쓰토야 국립 공원에 속해 있고, 2007년 4월 23일에 2008년에 G8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배 같지 않고 성처럼 생긴게 유람선이다. 유람선에는 중국 여행객이 약 100여 명 정도 있었는데 난 인간의 말소리가 견딜 수 없을 만큼 시끄러울 수 있다는 걸 처음 경험했다.
유람선에는 간단한 음료와 커피 등을 파는 매점 직원 외에 다른 승무원은 보이지 않았다. 안전을 최우선 시 하는 일본에서 유람선에 승무원이 없다니 의외다.
여드름, 피부, 아토피, 화장이라는 말을 듣자 일행들이 너나 없이 하나에 오만원 정도하는 마유를 한두개씩 산다.
피부 만병통치약인가? 그럼 여드름으로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은 다 바보게 말기름 바르면 싹 낫는다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귀가 너무 얇아 남의 말에 잘 홀린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100만 원짜리 노트북을 50만 원에 판다고 하면 제정신인 사람은 단번에 사기라는 걸 알아차린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게 웬 횡재냐 하고 돈을 입금하고 그리곤 떼인다.
몇 년 전 중국 여행에서도 동인당 한의원의 한의사가 몇몇 사람에게 당신은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나쁘고 하니 금세 수십만 원치 한약을 사는걸 봤다.
이 사람들 귀국 후 사흘짼가 중국산 한약재에 중금속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고 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다 버렸다고 한다.
선박들이 드나들던 운하는 1986년에 운하 주위에 산책로를 정비하면서 오타루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밤이면 이국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주위에는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고급 레스토랑, 유리 공예관, 골동품 매장 등이 있다.
별로 볼 것도 없는 운하를 보려고 한국, 중국 관광객이 엄청나게 몰렸다. 관광자원은 있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가꾸고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일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호텔 프런트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증상을 일본말로 알아 놓은 뒤, 딱 세 마디 했다. 네츠가 아루(열난다.), 하나미즈가 데루(콧물이 나온다.), 노도가 이따이(목 아프다.) 그랬더니 뭐라고 뭐라고 묻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대충 감을 잡아서 영어로 나이를 묻는 거냐고 했더니 ok ok!! 잠시 후 우리나라 종합 감기약쯤 되는 것을 주더라 1,500엔 비싸다. ㅠㅠ
감기약을 사고 몇 블록 걸어 세븐일래븐 편의점에서 과자 몇 봉과 맥주 2캔, 집에서 먹을 마루 사케 900mL짜리 하나를 샀다.
호텔로 돌아와 감기약과 맥주 2캔을 먹고 혼수상태로 아침까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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