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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

홍합찜, 홍합탕, 꼬막무침

by 변기환 2012. 11. 7.

저녁을 먹고 나니 집사람이 뜬금없이 김치냉장고 사러 가잔다. 김치냉장고가 오래돼 김치 맛이 없다나.


원래 우리 집 김치냉장고는 엄마가 쓰던 거였다. 당시 부엌을 넓게 쓰라고 서랍식을 사드렸는데 어디서 들으셨는지 서랍식이 뚜껑씩 보다 못하다는 말에 뚜껑씩으로 바꿔줘!!! 해서 바꿔 드리고 쓰던 걸 업어왔다. 그게 8년 전 얘기다. 사람도 가전제품도 세월 가면 늙고 병들어 기능이 떨어진다.


요즘 김치냉장고 참 크다. 커도 너무 크다. 전시된 서랍형 김치냉장고 대부분이 우리 집 냉장고보다 더 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큰 덩치를 놔둘 때가 없다. 집사람과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기를 포기했다.


우리나라 가구 수가 4인 이하인데 가전제품은 해가 갈수록 커진다.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수도권 기준으로 평균 1,000만 원이고 요즘 팔리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가 두 평 이상 자리 차지를 한다고 가정할 때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를 사용하기 위해 1,500만 원 이상 지출해야 한다. 어마어마 한 낭비다.


혹시 홈플러스에는 지금 쓰고 있는 서랍형 김치냉장고가 있을까 해서 둘러봤으나, 역시 없다.


그냥 돌아오기가 아쉬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하다가 생굴, 홍합, 꼬막을 조금 샀다.


밤이 늦었지만, 생굴과 꼬막 몇 개를 데쳐 맥주 한잔하고,


다음날 홍합찜과 홍합탕, 꼬막무침을 할 요량으로 먼저 꼬막을 솔로 깨끗이 씻고 이물질을 제거한 다음


소금물에 한 시간 해감 한다.


해감한 꼬막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대충 왜간장, 고춧가루, 다진마늘, 다진파, 굴소스, 매실청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꼬막무침을 만들었다.


홍합은 홍합탕과 홍합찜을 만들기 위해 솔로 깨끗이 씻고,


이물질을 제거한다. 나는 입에 들어가는 거 남들이 보면 미련하다고 할 만큼 씻고 또 씻는다.


홍합수염은 아래로 당겨야 쉽게 제거된다.


재래시장에서 사야 씨알이 굵고 싱싱한데, 씨알이 너무 잘다.


요놈도 소금물에 한 시간 정도 담가 해감한다.


적당량 물에 소금, 무, 다시마, 홍합 탕을 넣고 끓인다.


홍합탕이 끓는 동안 냉동 새우도 해동하고,


미나리, 콩나물도 손질해 둔다.


대충 고춧가루, 고추장, 조선간장, 매실청, 후추, 참기름, 다진마늘, 굴소스, 홍합 끓인 물을 넣어 홍합찜 양념을 만든다.


우리나라 요리는 서양요리와 달리 저울이나 온도계가 필요없다. 그냥 대충 그때그때 간 봐가면서 대충 더 넣거나 덜 넣으면 된다, 


홍합 끓인 물과 홍합을 덜어 양파와 가래떡을 넣고 살짝 끓인다.


미나리, 대파, 콩나물, 양념을 넣은 후 뚜껑을 닫고 다시 끓인다.


어느 정도 익었다고 생각되면 전분가루를 섞어 걸쭉하게 한다.


대충 만들었지만, 맛은 식당에서 먹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심심하게 간을 한 홍합탕은 오늘같이 쌀쌀한 날에 딱이다.



짜지 않아 밥 없이 마구 먹어도 부담없다.


모래 버적버적 씹히고, 갯내 폴폴 나는 파는 꼬막무침 보다 백배 천배는 더 맛있다.


홈플러스에서 깡통 수입맥주를 4개 만 원에 파는 행사를 하길래 아사히 4병을 샀다. 나는 아사히 보다는 우리나라 맥스가 훨씬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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