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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창녕 화왕산

by 변기환 2013. 4. 14.

토요일 아침 차로 두 시간을 달려 창녕 화왕산을 찾았다.


기왕 먼 걸음 한 김에 화왕산 전체를 돌아보고자, 비들재를 출발 화왕산을 오른 후 청간재, 관룡산, 관룡사를 지나 옥천리로 하산하는 가장 긴 코스를 선택했다.


옥천리에서 비들재까지는 콜택시를 이용하기로 하고, 미리 전화번호까지 알아놨다.



창녕 공설운동장에서 비들재 오르는 길은 네이버와 다음 위성지도를 참고하여 승용차가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걸 확인(???)했으나, 확신할 수 없어 금요일 오후 6시 2분에 창녕군청에 몇 번이나 전화(055-533-1561)를 해도 칼 퇴근했는지 받지 않았다.



창녕 공설운동장을 지나 버들재를 오르는데... 이런 공사 중이니 돌아가란다. "미안합니다. 오늘은 갈 때까지 가봐야겠네요."



얼마나 좁고 험한지 4WD 아니면 도저히 엄두도 못 낼 길이다. 승용차였다면 바닥이 납작해 졌을 듯...



어렵게 비들재에 올라 혹시나 해서 미리 알아 둔 콜택시에 전화를 해본다.


나 : 안녕하세요. 화왕산에 오르려고 비들재 정상에 차를 세워 뒀는데요. 옥천리에서 비들재를 택시로 갈 수 있나요?

콜택시 : 거긴 차가 못 가는 곳입니다. 뚜뚜뚜

나 : 넹~~~ ㅠㅠ



뭐~ 이런 일 한두 번 겪어본 초보도 아니고 궁하면 통한다고 했으니,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화왕산으로 출발~~~



봄이로세~



숨이 턱까지 찰 만큼 가파르다.



힘들게 능선을 올라 주위를 둘러보니, 사방 전망이 시원스럽다.



헬리포트를 지나서



멀리 보이는 화왕산을 향해...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많이 거칠다.



꽃샘추위에 펴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린 진달래... 오늘 아침 기온이 0도...



창녕읍내



멀리 어렴풋이 화왕산이 보인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헐벗은 화왕산...



한폭의 그림 같은 배바우



화왕산을 오르는 가장 빠른 코스인 자하곡 매표소 방향...



비들재를 출발한 지 1시간 30분 화왕산에 도착



화왕산 넓은 분지는 성으로 둘러 싸여있다. 길이가 2.7km인 화왕산성은 현재 많이 허물어져 복원 하고 있지만,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이 성을 기반으로 왜놈과 싸워 큰 전공을 세웠다고 한다.



정상 아래에는 막걸리와 컵라면을 팔고 있다. 여기까지 어떻게 막걸리와 물, 컵라면을 가져왔는지 궁금했는데... 그 비밀은 곧 풀린다.



화왕산에서 본 비들재 방향... 능선이 칼날과 같이 날카롭다.



아부지 돌 굴러가유~~



왼쪽에 보이는 곳이 연못...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화왕산성엔 샘 9곳, 연못 3곳과 군창이 있었다고 기록이 되어 있다고 한다.



처음 계획했던 관룡산, 관룡사를 지나 옥천리 방향으로 하산하기 위해 화왕산성 동문으로 출발했다. 옥천리에서 차를 세워 둔 비들재까지 택시가 갈 수 없다고 했지만, 그건 내려가서 고민하기로 하고...



화왕산은 2009년 2월 9일 대보름맞이 억새 태우기 축제를 하던 중 갑자기 불어온 돌풍으로 불길이 관람객을 덮쳐 사망 7명과 중상 4명, 경상 77명 등의 사상자를 낸 곳이다.


인간은 불을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만이고 자만이다.



화왕산성 동문을 지나 천문 관측소 방향으로



헐~ 화왕산성 동문 바로 앞까지 차가 올라온다. 정상 아래 노점상이 이 길로 막걸리와 물, 컵라면을 가져왔구나.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폈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창녕에 화왕산 진달래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 옵소서...



화왕산 화왕산성 동문 아래에 있는 드라마 촬영 세트장... 나는 왕이로소이다, 허준, 왕초, 상도, 대장금 등을 여기서 촬영했다고 한다.



여기도 봄이로다~



새싹과 진달래 꽃잎을 따고 있는 철없는 산악회원... 화창한 날씨에 좋았던 기분이 급 언짢아진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음주에 고성방가, 길 막기, 취사와 비박, 나물 채취, 쓰레기 투기 등등 온갖 나쁜 짓을 다 해대는 우리나라 산악회 수준은 후진국만도 못하다. 우리나라 산악회는 등산 문화라는 것 자체가 없다. 등산이라는 게 소풍이고 놀이일 뿐 다른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오죽했으면 집사람을 보내지 말아야 할 모임으로 "초등학교 동창모임", "배드민턴 동호회" 그리고 "산악회"라는 우스개 말이 있을까?



"산에 남겨야 할 것은 추억이고, 가져와야 할 것은 쓰레기"라는 성숙한 등산 문화가 아쉽다.


한마디 하려다가 저렇게 자연과 정신세계가 엇박자로 노는 사람한테 뭐라 해봤자, 내 입만 아플 것 같아 못 본 척 지나쳤다.



화왕산과 고암감리를 잇는 임산도로



화왕산을 내려온 지 약 30분 관룡산에 도착했다.



관룡산에서 관룡사로 내려가는 길은 많이 가파르고 위험하다.



만리산 그늘이 천리를 간다고 했던가? 한참을 내려 왔건만 아직도 화왕산을 벗어나지 못했다.



용선대



안녕하세요? 통일신라시대 석조여래좌상님...



병풍바위와 구룡산



병풍바위와 구룡산 수십 길 낭떠러지 아래에 자리잡은 관룡사



관룡사에서 옥천매표소까지는 약 20분을 걸어야 한다.



여기도 여름이면 행락객으로 몸살을 앓겠다.



옥천 매표소... 마침 창녕가는 버스가 있어 버스를 탔다.



버스기사에게 내가 내려야 할 곳을 설명하자, 모른다고 하니 어르신께서 내가 내려할 곳을 안내하고 계신다. 고맙습니다. 어르신 아니였으면 고생 좀 했을 겁니다.



버스에서 내려 다시 비들재로



며칠 동안 꽃샘추위가 대단했는데, 오늘은 포근하고 기울어 가는 햇살이 눈 부시다. 누워 있으니 졸린다. 아무 생각 없이 한숨 푹 잤으면 좋겠다.



옥천리에서 40분 임도를 걸어 차를 세워둔 비들재에 도착했다.



블랙박스가 연신 비명을 지른다. 일 년 치 촬영을 오늘 다 한듯...


걸어서 40분 오른 길을 차로 5분 만에 내려왔다. 오늘 6시간은 넘게 걸은 것 같다.



???? 저기요 말 좀 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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