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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alk

2013년에 남긴 흔적들...

by 변기환 2013. 12. 24.

백두대간 종주도 성에 안 차 정맥까지 뛰시는 분이나 일 년에 50좌 이상 오르시는 분에 비하면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기록이고 성적이지만...


휴일마다 구들장을 등에 지고 이불속에 파고 심은 것처럼 꼼짝 않고 잔소리만 해대시는 분들과 하루 종일 소파에서 굼벵이처럼 뒹굴며 리모컨 운전하시는 분들 각성 좀 하시라고 2013년 다녀온 산을 날짜별로 정리해서 올립니다.



1월 5일 태백산


화방재 장군봉 당골 12km


새해 첫 등산... 이날 아침 유일사 매표소 온도계가 영하 24도... 싸늘하게 식은 컵라면과 언 김밥을 먹고 나니 추위에 입이 떨려 이 깨지는 줄 알았다. 얼떨결에 따라나섰던 모 선수는 산에서 내려와 다시는 등산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등산화와 배낭을 버렸다는 소문이...


누적 : 12km



1월 7일 청량산


입석 김생굴 자소봉 하늘다리 청량사 입석 10km


짙은 구름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두 동생과 함께 한 의미 있었던 산행... 잿빛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하늘다리가 마치 데쓰로(철이)가 영원히 죽지 않는 기계의 몸을 얻기 위해 메텔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가는 여정을 그린 은하철도 999의 철로 같다.


"안녕, 나는 너의 소년 시절의 꿈에 있는 청춘의 환영일 뿐이야..."

[네이버 지식백과] 은하철도 999 [The galaxy Express 999, 銀河鐵道─] (두산백과)


누적 : 22km



1월 19일 금오산


매표소 금오산 매표소 8km


전날 대구, 구미, 상주, 문경 선수들과 어울려 새벽까지 부어라 마셔라 했더니 몰골이 노숙 페이스...


누적 : 30km



1월 26일 치악산


황골 치악산 황골 10km


누적 : 40km



2월 2일 주왕산


백련암 주왕산 후리메기 제3폭포 백련암 9km


누적 : 49km



2월 17일 속리산


갈령 형제봉 속리산(천왕봉) 장각리 15km


셋이 산에 오르면 항상 크고 작은 사고가 터지는 상주, 구미 선수와 죽을 뻔했던 속리산... 셋이서 500ml 물 한 병에 작은 컵라면 하나만 먹고 8시간을 헤매고 돌아다녔더니 나중엔 허기가 져 한라봉 껍질까지 씹어 먹었던...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속리산... 이 코스를 바득바득 우겼던 상주 선수는 이후 셋이 산에 가면 절대 앞장 서지 않더라는...


누적 : 64km



3월 31일 금오산


매표소 금오산 칼다봉 매표소 10km


누적 : 74km



4월 14일 화왕산


비들재 화왕산 관룡산 옥천리 13km


누적 : 87km



4월 27일 팔공산


동화 캠핑장 팔공산 염불암 동화 캠핑장 10km


대구, 문경 선수들과 새벽 3시까지 맥주, 막걸리, 양주까지 술이란 술은 다 말아 먹고 다음날 술 김에 올랐던 팔공산...


누적 : 97km




5월 12일 가야산


백운동 가야산 해인사 12km


누적 : 109km



6월 3일 소백산


초암사 국망봉 비로봉 비로사 자락길 초암사 16km


국망봉에서 비로봉까지 끝없이 펼쳐진 연분홍 철쭉을 기대하며 올랐으나 예상만큼 철쭉이 피지 않아 섭섭했지만 나름 소백산의 늦은 봄 정취를 느끼기엔 충분했었던... 


누적 : 125km



6월 6일 계룡산


동학사 은선폭포 계룡산 상원암 동학사 7km


만나면 꼭 크고 작은 일이 생기는 상주, 구미 선수와 대전에서 새벽 4시까지 생맥주 6,000cc에 병맥 30병, 양주 1병까지 깔끔하게 비우고 술기운에 올랐던... 하산할 때쯤 술이 깨더라는...


누적 : 132km



6월 23일 소백산


죽령 연화봉 죽령 15km


한 병 없이 달랑 맨몸으로 화풀이하듯 올랐던 소백산 연화봉...


누적 : 147km



7월 7일 충북 알프스 구병산


적암리 절터 구병산 적암리 7km


누적 : 154km



8월 11일 두타산


댓재 두타산 댓재 13km


누적 : 167km



8월 26일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비로봉 상왕봉 미륵암 상원사 12km


집사람과 냉전 중이라 새벽에 말도 안 하고 나왔는데 저녁까지 전화 한 통 없더라... 무심한 여편네...


누적 : 179km



9월 1일 팔공산


동화 캠핑장 팔공산 동화 캠핑장 9km


팔공산은 왜 이 사진만 생각나는지... 저 뒤에서 곤하게 누워 자는 상주 선수 때문인가?


누적 : 188km



9월 15일 영남 알프스 신불산


간월산장 간월재 신불산 칼바위 간월산장 9km


이른 가을 간월재에 일렁이는 으악새의 의미 없는 흔들림에 괜히 서글퍼 우울했다가 한바탕 난리 치듯 쏟아진 소나기가 깨끗이 씻어 놓은 간월산과 신불산 자락을 휘돌아 가며 넘실거리는 운해에 가슴 뭉클해 조울증 걸린 것 마냥 웃퍼했던... 내 인생 최고의 등산...


누적 : 197km



10월 6일 용문산


용문사 용문산 용문사 9km


산 좀 탄다는 고수도 쉽지 않다는 용문산... 높고 공활한 가을 하늘 아래 도봉산과 북한산 그리고 남·북한강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은 힘들게 올랐던 걸 충분히 보상받을 만큼 황홀했다.


누적 : 206km



10월 20일 소백산


초암사 국망봉 비로봉 비로사 자락길 초암사 16km


누적 : 222km



10월 29일 청량산


입석 측융봉 입석 6km


누적 : 228km



11월 9일 민주지산


황룡사 삼도봉 석기봉 민주지산 황룡사 10km


물한계곡을 붉게 타들어가는 단풍이 가을 빛깔의 극치를 보여 주었던 민주지산... 숨이 막히게 아름답고 황홀했지만 1998년 4월 2일 훈련 중 악천후로 고통스럽게 숨져간 일곱 특전사 대원을 생각하니 숙연해지는... 아~~~ 민주지산이여...


누적 : 238km



11월 30일 소백산


삼가 야영장 비로봉 삼가 야영장 11km


누적 : 249km



12월 25일 청옥산 태백산 종주


넛재 청옥산 ➤ 두리봉 ➤ 깃대배기봉 ➤ 천제단 ➤ 당골 23km


누적 272km

등산 누적 272km, 자전거 누적 1,050km, 저녁 먹고 산책 겸 운동 겸 걸은 거리가 누적 920km... 돌아보니 올 한해 많이도 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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