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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

산 더덕 백숙

변기환 2014. 3. 10. 22:51

작년 늦가을 동네 고깃집 행님과 무장공비 몰골을 하고 야산을 뒤져 캔 산 더덕... 며칠 고추장 발라 궈 먹다 지겨워 남은 걸 신문지에 싸서 김치냉장고에 넣어 뒀는데, 그동안 잊고 있다가 불현듯 생각나 꺼내 보니 금방 캔 것처럼 싱싱하다.


기왕 개봉한 김에 요놈을 듬뿍 넣고 백숙을 끓여 연일 야근과 격무에 지쳐 비실대는 집사람과 마음은 여유로운 고1, 현실은 고3인 아들놈 몸보신 좀 해 줘야겠다.



대부분 20년 생 이상이라 요놈만으로도 장뇌삼 버금가는 효능이 있겠지만, 여러가지 효과가 한방에 나도록 시골집 텃밭에서 따 말린 대추와 장인어른께서 캐다 주신 야생 황기도 깨끗이 씻어 준비...



나나 집사람이나 비위가 약해 이상한 거 못 먹으니 물컹물컹하고 냄새나는 껍데기는 벗겨내고 2시간 푹 끓이기...



백숙 삶는 동안 출출하니 어머니께서 직접 만든 두부를 데쳐...



알맞게 익은 김장 김치에 싸서 막걸리 몇 잔으로 허기부터 달래고...



백숙과 같이 먹을 야채 썰어 놓으면 자연산 산 더덕 백숙 먹을 준비 끄읏...



이런거 술 없이 먹으면 효과가 도루묵 된다는 소리에 급히 법전 청량주 막걸리 공수... 집사람과 아들 몸보신 시키려고 시작한 게 내가 더 잘 먹는다. 입에 착착 감기는 청량주 양조장 근처에 살아서 맨탈은 행복하지만 그로 인해 술 많이 먹으니 몸은 불행하다.



술 못하는 집사람은 얼마 전 대마도에서 사온 산토리 호로요이 맥주... 진열대에 이 맥주가 없어 마트 총각에게 물으니 토·일요일이면 한국 처자들이 싹쓸이해 가는 바람에 갖다 놓기 바쁘다며 잠시 기다리니 가져다 주더라.


샴페인에 사이다 섞어 놓은 맛인데 술이라기보다는 음료에 가깝다. 술 못하는 처자들이 달달한 맛에 마구 마시다간 어느 순간 무장 해제한다고 해서 일본 늑대들 사이에 작업용 맥주라고 알려지자 요즘은 한국 남자들도 많이 사 간다며 마트 총각이 의미 있는 웃음을 날린다.



내가 그랬던가? 우리가 맛있다고 느꼈던 그 맛이 사실은 나트륨 때문이라고... 그 주장이 산 더덕 백숙 만큼은 예외다.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아린 사포닌 성분 때문에 소금 간을 하지 않아도 전혀 싱겁다는 걸 느끼지 못한다.



술 시작한 김에 색 다른 안주 준비...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야채와 닭고기로 양장피 없는 모양만 양장피 완성...



재료는 다소 부족하지만, 독한 생겨자를 섞으니 콧구멍을 톡 쏘면서 전두엽을 깊숙이 찌르는 느낌은 시켜 먹는 양장피 못잖다. 일 년에 한두 번 어쩌다 시켜 먹는 배달 양장피 이젠 안녕...



안주가 바꿨으니 술도 체인지... 집사람이 점심을 대놓고 먹는 식당에서 선물한 야관문... 남자가 이술을 장복하면 누가 대문 열어 놓고 기다린다고 해서 야관문이라고 하는데, 나는 갈 데도 없고 오라는 데도 없으니... 먹으나 마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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