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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영양군 일월산 (일자봉, 월자봉)

by 변기환 2015. 6. 13.

높이 1,219m 일월산은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과 청기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동서로 두 봉우리가 있는데 동봉은 일자봉이라 하여 주봉이며, 서봉은 월자봉이라 합니다.

 

오후에 벼락과 돌풍을 동반한 소나기 예보가 있어 아침 일찍 서둘러 -절대 나이가 들어 아침잠이 없어 그런 게 아닙니다- 출발지인 아랫대티 마을에 도착하니 8시... 일월산 자생화공원에 차를 세워 두고 산을 찾아갑니다.

 

 

등산 경로는 아랫대티 마을을 출발. 일월산 주봉인 일자봉을 오른 후 월자봉을 찍고 윗대티 마을로 하산. 도로를 따라 출발지로 돌아오는 약 14km... 4시간 50분 걸렸네요.

 

 

아랫대티 마을에서 일월산 주봉인 일자봉까지는 4.2km...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가면 이런 소박한 향토집을 짓고 사는 게 소원입니다.

 

 

벌써 감자꽃이 폈네요. 농부의 정성과 부지런함이 묻어납니다.

 

 

고추밭엔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했네요.

 

 

농로 옆으로 긴 등산이 시작됩니다.

 

 

이젠 질겨 엄나무 순은 못 먹습니다.

 

 

산딸기가 징그럽게 열렸네요.

 

 

새콤달콤 상큼...

 

 

하찮은 키위 따위는 명함도 못 내미는 다래나무도 꽃을 피웠습니다.

 

 

소리꾼 장사익이 목놓아 부른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도 한창입니다.

 

 

함박꽃은 이제 끝물입니다.

 

 

핀 듯 안 핀 듯 살짝 핀 싸리꽃...

 

 

자생화공원에서 일월산은 오르는 길은 다니는 사람이 적어 능선까지 희미하게 이어집니다.

 

 

한참을 오르다가 배낭을 살펴보니...

우쒸~~~ 물을 안 가져왔네요.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올라와 그냥 올라갑니다. 매일 먹는 물 서너 시간 참으면 됩니다.

 

 

아름드리 소나무는 과거 송진채취로 인해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해발 1,200m가 넘는 산이라 상당히 가파릅니다. 어젯밤 보약 달여 먹는 정성으로 막걸리 두 병을 비웠더니 더 힘든 듯...

 

 

소나무와 잡목이 사방을 가로막고 있어 조망이 전혀 안 나옵니다.

 

 

942봉 도착...

 

 

942봉을 지나자 첫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매년 봄 영양군에서 산나물 축제를 일월산에서 개최하는데 여기저기 산나물이 널렸네요. 이놈은 산 머위...

 

 

요놈은 고려엉겅퀴라 불리는 곤드레...

 

 

야는 삶아 말려 묵나물로 먹는 우산나물...

 

 

이것저것 구경하는 사이 어느새 다 온 것 같네요.

 

 

해발 1,219m 일월산은 공군부대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어 통제구역이고, 영양군에서 일자봉 근처 조성한 해맞이 제단이 정상을 대신합니다.

 

 

휴~ 2시간 27분이나 걸렸네요.

 

 

맑은 날이면 울련산, 검마산, 백암산, 통고산을 넘어 동해까지 보인다고 하나 오늘 조망은 사상 최악... 정상석 근처에 영양이 낳은 소설가 영양군 석보면이 고향인 이문열의 일월송사를 새긴 비석이 서 있습니다.

 

 

월자봉으로 갑니다.

 

 

죽으라는 법은 없네요. 등산객 둘이 오길래 순해 보이는 젊은 총각에게 물 한 모금 부탁하자 반쯤 찬 물병을 선뜻 건너 줍니다. 그러니 평소 착하게 살아야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받는 법입니다.

 

 

월자봉에 올랐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큰골로 내려갈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일월산은 KBS 중계소와 공군 제 8789부대가 있어 차로 쉽게 올라올 수 있습니다. 즉 정상을 찍기 위한 목적이라면 나처럼 힘들게 오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곳에서 일월산(일자봉)까지 왕복 1시간 30분이면 충분합니다.

 

 

KBS 중계소...

 

 

태백에서 왔다는 MTB 타는 분께 물 앵벌이 해서 목 좀 축이고...

 

 

힘을 내 월자봉에 올랐습니다. 맑은 날은 청량산까지 훤히 보이지만, 오늘은 조망이 완전 꽝입니다.

 

 

여기까지 약 3시간 걸렸네요.

 

 

큰골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릅니다.

 

 

가파른 길을 조금 내려오니 이젠 수월하네요. 일월산은 윗대티 마을을 출발 이 길을 따라 오르거나 임도를 따라 오르면 전혀 힘들지 않은 산입니다.

 

 

영양 산나물축제 체험을 여기서 하는군요.

 

 

뿌리샘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낙동강 지류인 반변천 발원지 뿌리샘입니다. 마시려고 보니 물은 맑지만, 모기와 날벌레가 너무 많이 날아다녀 고마 돌아섭니다. 고인 샘물을 마셨다간 자칫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큰골까지 내려왔습니다.

 

 

윗대티 마을 도착...

 

 

윗대티 마을까지 걸린 시간이 4시간 31분... 여기서 배터리 방전 핸드폰 자살...

 

 

일월산입니다.

 

 

달콤 시큼한 버찌 한 줌 따서 먹으며...

 

 

차량 통행이 드문 한적한 아스팔트 길을 따라 출발지로 걸어갑니다.

 

 

땡볕에 한참을 걸어 출발지로 돌아왔습니다. 윗대티 마을과 아랫대티 마을은 도보로 약 25분 거리...

 

 

오늘 4시간 50분 걸었네요.

 

 

일월산 자생화공원은 1939년부터 일본놈이 광물 수탈 목적으로 일월산에서 채굴한 금, 은, 동, 아연 등의 선광장 및 제련소로 운영하던 곳으로 금속제련 과정에서 사용한 화학적 독성물질로 오염된 지대를 40억을 투자하여 각종 편의시설과 일월산에서 자생하는 우리 꽃을 심어 전국 최대규모의 자생화공원으로 조성한 곳입니다.

 

일제강점기 이곳 선광장 및 제련소에 종사한 종업원이 무려 500여 명에 달했고 인근엔 주민 1,200여 명이 살았으며 당시 이 오지에 전기까지 공급했다니 일본놈들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우리 소중한 자원을 수탈해 갔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후손에게 잘 알리고 가르쳐 다시는 이런 원통한 과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법전면에 들러 막걸리 몇 병 사고 목살 반 근을 샀는데 집사람이 양배추 야채말이를 해 놨네요. 여편네 자느라 아침을 못 챙겨준 게 미안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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