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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Climbing

단양 - 황정산

by 변기환 2010. 10. 2.
등산경로 : 대흥사입구 - 원통암 - 영일봉 - 황정산 - 대흥사입구
등산시간 : 4시간 (휴식, 점심시간 포함)
집사람과 같이 가기로 했으나, 밤새 아파서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려운지 혼자 가란다. 요 며칠 업무가 많아 무리했나 보다. 출발지인 대흥사입구에 도착하니 10시쯤 되었다.

들머리를 찾지 못하여 대흥사에서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리다 보니 마침 산에서 송이 채취를 하고 내려오시는 듯 한 아주머니께 황정산 등산로가 어디냐고 물으니 이쪽으로 가도 되고 저쪽으로 가도 된다 다 황정산으로 가는 길이다라고 두루뭉술하게 알려준다.

그래서 대흥사 왼쪽에 나 있는 길로 들어서다 말고 다시 대흥사를 내려와 도로에서 살펴보니, 등산로는 대흥사 훨씬 아래쪽에 잘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 칠곳에 표지판이 있었다.

인터넷에서 지도를 받아보니 산행시간은 약 5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중간중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더하면 그보다 30분은 더 소요되리라.

오후에 비 예보가 있고 제법 많은 비가 예상된다기에 출발을 서둘렀다.
등산로 입구에서 측정한 고도가 385m 황장산 정상이 959m이니  별로 힘들지 않겠다고 나름 생각했다. 물론 오산이었지만...
대흥사에서 약 200m 아래 도로 한편에 표지판이 있었다. 황정산 가는 방향이 표기되어 있지 않아 그냥 지나쳤는데 황정산가는 길에 원통암이 있었다. 
임산도로를 약 15분쯤 걸어가면 원통사로 가는 이정표가 보이고 그 이정표를 따라 바위계곡으로 향해야 한다. 원통사까지는 길이 없고 저렇게 험한 바위길을 때로는 밧줄에 의지한 채 올라야 한다.
그래도 중간중간 험한 구간은 인공계단을 마련해두었다.
원통암가는 길은 온통 바위뿐이다. 내 상식을 넘는 넓은 바위들이 곳곳에 즐비했다.
계곡이 온통 바위뿐이어서 그런지 계곡을 흐르는 물은 많지 않았다. 계곡이 바위와 자갈과 모래 등으로 골고루 이루어져야 내린 빗물이 스며들다 고이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흘러내리는데 이곳은 바위들이 많아서 스며들 틈 없이 비가 내리는 잠깐 동안 다 흘러버리는 듯했다.
계곡물이 많았으면 참으로 보기가 좋았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약 한 시간을 오르자 원통암이 보인다. 이곳까지 오르는 동안 곳곳에 등산객이 쓰레기를 버리지 말 것을 당부하는 꼬리표가 있었다. 아마 스님들이 그러하신 것 같은데 오죽했으면 그러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등산로로 접어들자 차 한 대가 서더니 나보고 어디를 가냐고 물었다. 해서 황정산에 등산을 간다라고 했더니 일행이 몇이냐고 날카로운 말투로 되묻기에 나 혼자라고 말했더니 나를 아래위로 훑터보며 쓰고 있던 밀짚모자를 벗는 데 스님이었다. 여전히 날까로 말투로 쓰레기를 버리지 마라, 이곳은 송이가 많이 채취되는 곳이고 사유지니 등산로 이외는 절대 다니지 마라 괜한 불화를 만들지 마라 등등 한참을 경고했다. 살짝 기분이 언짢 았지만 그동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저러실까 하며 참았다.

나는 산악회를 싫어한다. 가끔 등산을 하다보면 산악회원들을 따라 걸을 때가 있는데 다른 사람들 베려었이 자기네들 수십 명이 길을 다 차지하고 시답지 않는 농에 큰소리로 떠들고 웃고 하는 통에 기분이 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원통암을 오르는 도중 지게에 LPG 통을 지고가시는 스님이 대뜸 내게 나무에 꼬리표를 붙이지 마시오 라며 훈계하듯 말했다. 예 그러지요 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나는 산을 오른 지 겨우 일 년이 조금 넘은 아직 산이 뭔지가 모르는 초보지만 내가 산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알고 있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나는 내가 다녀온 산에 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나뭇가지 하나 풀하나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등산로가 아닌 길은 아무리 가까워도 질려가지 않는다. 생각 같아서는 산행 후 내 신발에 묻은 흙 한 톨이라도 그 산에 털어놓고 오고싶다.

나는 내가 다녀온 산이 어디든 그 산에서 내 모습을 절대 사진으로 남기지 않는다. 또한 나는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이 늘 하는 인사를 내가 먼저 하지는 않는다. 산은 만남과 모임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모르는 사람은 산에 오르지 말아야 한다. 산악회원들은 먼저 그것을 알고 있고 실천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봄에 등산을 핑계로 산 곳곳을 뒤지며 산나물을 채취에 산을 엉망으로 만드는 일부 산악회들, 등산을 핑계로 산에 오르기 전 버스에서 이미 만취가 되어 산을 오르는 내도록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사람들, 냄새난다는 핑계로 음식물 쓰레기, 막걸리병,소주병 등 쓰레기를 여기저기 함부로 버리는 산악회원들 국립, 도립공원 내에서 몰래 취사를 하는 일부 산악회원들은 그 행위가 범죄행위임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산악회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산에서 내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산악회는 산에 해을 끼치는 山惡會가 아닌 진정한 山岳會다.

오늘도 연세가 높으신 어른들 수십 분이 황정산을 찾으셨는데 얼마나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고 떠드시는지 조용히 생각할 수가 없었다. 산 이쪽저쪽에 계시는 분들이 서로 고함을 질러 의사소통을 하시고 계시니 그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웠겠는가?
웜통암은 절벽 밑에 자리를 잡은 아주 작은 암자였다. 원통암 바로 앞에 특이한 모습을 한 바위가 있었는데 다섯 개로 갈라진 게 손 모양 같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두손을 모아 합장을 하는 모습 같기도 했다.
원통암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기와집 지붕에 단청 한 그런 사찰이 아니라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허름한 시골집 같았다. 암자 뒤편에 태양광 모듈이 보이는 걸로 봐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듯했다. 그리고 아까 스님 한 분이 LPG 가스통을 지고 오는 모습에 이곳 스님의 생활이 상상 되었다.
원통암에서 가파른 계곡을 약 십여 분 오르면 능선을 만난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진입해야 한다. 내여 올 때 이 길을 찾지 못하여 오다 가다를 반복하며 헤맸다.
멀리 중간 지점인 영일봉이 보인다. 영일봉까지는 가파른 바위들을 타고 넘어야 한다. 등산화는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는 것이 좋다. 등산화 보다는 릿지화가 좋을 수도 있다.
가을은 天高馬肥라고 했고 애국가 3절은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라며 가을 하늘이 맑고 높다고 했다.

가을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구름이 낀 날씨에도 온 천지가 다 보이는 듯 했다. 추석 연휴인 저번 주에 소백산 연화봉을 올랐었는데 단양은 물론 제천, 봉화, 안동까지 한 눈에 다 들어왔다.  
황정산은 험한 바위산임에도 잘생긴 소나무들이 많았다. 흙 한 줌 없는 척박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생명력이 모질고 끈질기다.
영일봉에서 바라본 황정산 단양의 바위산답게 위엄이 있다.
이 갈림길에서 원통암 황정산 황정리로 서로 갈라진다.
영일봉은 황정산을 가는 도중에 거치는 작은 바위산이다. 영일봉임을 알리는 표지판은 실제로는 정상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영일봉 정상은 아래 사진에서처럼 바위산이기에 표지판을 설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영일봉에서 바라본 도락산 역시 위엄있는 명산이다.
전망대 바위 갈림길에서 바라본 황정산 과연 등산로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황정산 정상은 로프를 이용해서 올라야 하는 구간이 많다.
이곳은 꽤 높은 구간인데 다행이 아래가 낭떠러지가 아니라서 약한 고소공포증이 있는 내게는 다행이었다. 로프를 타거나 바위를 기어오르는 곳이 많기에 황정산 등산 후에는 평소 아프지 않았던 어께와 팔이 아팠다.
황정산에서 바라본 영일봉 지나온 코스지만 역시 만만치 않았다. 돌아갈 길이 벌써 걱정된다.
절벽 틈에서 바라본 도락산 다시 한번 가 보고 싶은 명산이다.
나같이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구간은 정말 지옥과도 같다.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기다시피하며 건넜지만 그 모습을 누가 봤으면 박장대소했으리라.
강철 로프를 쳐놓은 왼쪽 구간은 처다보다기 싫을 만큼 아찔한 절벽이다. 이 구간을 나는 기어서 갔다.
오래전 비바람에 쓰러진 소나무인데 죽지 않고 그대로 누워서 자리를 잡았다.
등산을 시작한지 2시간 20분 만에 황정산 정산에 도착했다. 실제 고도는 982m 로 측정되었다. 잡목들이 우거져 있어 주위 경치를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전망 좋은 곳을 골라 점심을 먹었다.
멀리 소백산 연화봉이 보인다. 자세히 보면 뽀족한 KT 안테나가 보인다. 굉장이 먼 곳인데 가을에나 가능한 조망이다.
오른쪽이 도솔봉이고 왼쪽 봉우리가 소백산 연화봉이다.
꼭 유격 훈련을 하는 것 같았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내가 이런 자세로 사진을 찍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다.
황정산을 오르는 동안 이정표가 자세하지 못하여 길을 헤맬 때 지도와 나침반 기능이 있는 스미트폰은 굉장히 유용하였다.
아까 산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웃고 떠들던 산악회원들이 나보다 한시간은 먼저 하산을 한것 같았는데 이제야 하산을 하고 또 한잔할 자리를 마련하는듯 했다. 제발 쓰레기는 버리지 말았으면...

등산시간은 예상 달리과 일찍 끝났다. 약 2시쯤에 하산을 했으므로 약 4시간이 걸린 셈이다. 곧 비가 올 것처럼 날이 잔뜩흐리다.
저녁쯤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고 집사람이 얻어온 능이 버섯을 호박과 양파 그리고 베이컨을 간장과 굴 소스에 넣고 볶아 막걸리 한잔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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