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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가족여행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

by 변기환 2013. 4. 7.

올 2월 사촌 여동생네와 다녀온 무주·담양 여행이 너무 좋아 이번엔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을 찾았다. 구라청에서 오늘 밤, 바람이 씨게 불고 비도 많이 온다는 데 날씨 때문에 모처럼 즐거운 여행을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은 안동을 거쳐 갈 수도 있지만, 오랜만에 구주령을 넘어 보고 싶어서 삥 돌았다. 영양 수비면에 들어서니 가로등이 재미있다.



영양과 울진을 잇는 험난한 구주령



구주령에서 백암온천 내려가는 고바이가 씨다. 이 길은 운전하는 사람도 멀미를 한다는...



백암온천...


한 때 루어낚시에 빠져 이 근처 꺽지 잡으러 무진장 왔었다.


여긴 민물장어가 흔했고 올 때마다 손바닥만 한 꺽지를 오륙십여 마리나 잡았지만, 2003년 태풍 루사가 휩쓸고 지나간 후 수해복구를 한답시고 하천을 다 파내고 강둑에 콘크리트를 쳐발라 지금은 꺽지의 꺽자도 볼 수 없다.



오늘 묵을 숙소



2012년 8월 경북도교육청이 197억 원을 들여 지었다는 용도가 다소 아리송한 수련원



머에 쓰는 물건인고???



작년에 지은 건물이라 시설이 깨끗하다. 4인실이 40,000원이면 여관보다 더 싼 듯...



음~ 학생 수련원인데 거실과 방에 TV를 달아놨다.



숙소에서 내다본 경치



자~ 바닷가 왔으니 갯내 좀 맡아봅시다.



수련원 지척에 있는 고래불 해수욕장...



파도가 높다. 어제 아침부터 구라청에서 오늘 동해안에 최고 150mm 비가 내리고 초속 10m 이상 강풍이 분다고 연신 구라를 치던데... 비는 진작에 그쳤고, 바람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다. 역시 구라청...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를 보면 가슴이 딱 트여야 하는데 왠지 가슴 한 곳이 뻥 뚫린 듯 허전해지는 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영덕 왔으니 게 먹으러 갑시다.



영해 시장 쭉 둘러보고 여기서 게를 사기로... 여긴 게만 쪄서 파는 곳이다.


사장님~ 살이 꽉 찬 실한 놈만 골라주세요.



장고 끝에 너희를 간택했구나... 이 정도면 크기도 가격도 섭섭지 않다.



맘씨 좋은 사장님이 봉화가 고향이라 하니 "봉화·영덕이 한 선거구 아니껴 남이 아니시더" 하시더니 저녁에 먹으려고 장만해 둔 매운탕 거리를 끓여 먹으라고 씻어 주신다.



게 찌는 동안 시장을 구경하면서 밤에 술안주 할 자연산 소라와 매운탕에 넣을 조개를 샀다.



사장님이 봉다리에 담긴 소라를 보시더니 "이걸 삶아 그냥 썰어 먹으면 바로 병원 가니더" 하신다. 천지도 모르는 우리가 측은했는지, 게 찌는 찜통에 쪄 주시고 먹지 못하는 부분을 다 잘라 주신다.



녀자들 잘 보고 배우삼...



매운탕에 넣어 먹으라고 게도 두 마리 주시고...



게 먹으러 분식집에 왔다.???


이곳 영해는 강구항이나 죽변항처럼 게를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이 없다. 대신 게를 파는 곳에서 찐 게를 사서 근처 식당에 가면 밑반찬과 게딱지에 비벼 먹을 밥을 준비해 준다. 반찬과 같이 나온 시래기 된장찌개가 구수한 게 아주 맛있었다. 



숙달된 조교의 시범... 잘 보삼 요렇게 다리 끝 부분을 째빈 다음 쏙~ 빼 먹는거임... 실시!!



토실토실한 살이 꽉 찼다.



부드럽고 고소한 전어회...



폭풍 흡입을 하고 숙소로 자리를 옮겨 비주얼 좋게 한 상 차렸다.



술 부족했던 불토를 보내고 아침이 밝았다.



오늘도 바람이 씨게 분다.



아침 잠 많은 식구들 깨워 부족한 양념으로 맛있는 ??? 매운탕 끓여 아침 해 먹이고...



모처럼 여행이 섭섭하지 않도록 영덕 블루로드 C코스를 걷기로 했다.


계획은


목은 이색기 념관을 출발

영양남 씨발 상지까지 돌아오는 것으로 했으나, 바람도 차고 질풍노도라는 무서운 병을 앓고 있는 사촌 여동생 아드님이 오후에 약속이 있으시다 해서 3Km 남짓 걷고 돌아왔다.



봄 내음 가득한 괴시마을... 이름이 괴시시하다.



목은 이색기 념관...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도 위엄있지만, 거센 해풍에 시달려 뒤틀린 구불구불한 자태도 나름 색다른 멋이 있다. 소나무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라던 정겹고 친근하다.



어느새 엄마보다 훨씬 커 버린 아들... 키가 자란 만큼 마음도 넓어지고 뾰족한 성격도 둥글둥글 무뎌졌으면...



사방 전망이 시원스럽다.



국민학교 다닐 때 조개탄이나 장작에 불을 붙이기 위해 초겨울이면 학교 주변 야산에 올라 솔방울을 주어야 했는데, 여긴 한 나무만 털어도 한 자루는 족히 담았을 듯...



사춘기... 질풍노도라는 병을 앓고 있는 사촌 여동생 아드님... 슬기롭게 잘 이기고 극복하렴...



겨우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파릇파릇 한 새싹이 돋았다.



높은 산엔 어젯밤 눈이 왔나 보다.



야~ 바다다!!!



언제 시간 내서 64km 블루로드 길을 제대로 걸어 봐야지...



왕복 두 시간 남짓 걸었으니 기본은 했다.



점심은 안동에서...



명성에 비해 맛이 다소 서운했던 봉평 허생원 막걸리...



메일 전골과 메밀만두, 메밀 묵, 메밀 비빔국수를 시켰는데 푸짐, 깔끔, 정갈한 게 먹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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