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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

열무김치와 깍두기

by 변기환 2015. 8. 7.

며칠 동안 삼시 세끼를 라면으로 때웠더니, 살이 정확히 3근이나 빠졌다. 막걸리에서도 라면 맛이 났고 생맥에도 수프 냄새가 났다. 냉장고는 텅 비었고 뭔가 아삭아삭하고 매콤 짭쪼름한 게 생각나 후다닥 장을 봤다.



바보도 여름에는 안 담근다는 깍두기와 밥 도둑 열무김치를 담그기로...



무는 대충 썰어 굵은 소금을 팍팍 뿌려 절여둔다. 절이는 동안 두어 번 뒤집어준다.



열무도 깨끗이 씻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소금에 한 시간 정도 절인다.



열무 한 단 양이 상당하지만, 절여지면 겁나 줄어든다.



찬물에 헹궈 탈탈 털고 채반에 받쳐 남은 물기를 쫙 빼준다.



홍고추, 양파, 생강, 마늘, 새우젓을 믹서기에 때려 넣고 대충 간다.



물 2컵에 밀가리를 서너 숟가락 풀어 풀을 쑨 다음 식히고 위 양념과 고춧가루, 까나리 액젓을 섞어 양념을 만든다. 조금 짭쪼름하게 간을 맞추는 게 좋다.



열무가 부드럽게 구부러지면 알맞게 절여진 것...



물기를 뺀 열무에 양파, 실파, 홍고추를 넣고 잘 섞어준다.



열무를 조금씩 깔고 양념 끼얹기를 반복한다.



살짝살짝 버무려야지 빨래 빨듯 빨아 대면 풋내가 나 이미 조진 거다.



상온에 서너 시간 뒀다가 김치냉장고로 직행....

잘 익거라 며칠 후에 보자...



일단 여름에 깍두기를 담근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짓이다. 여름 무는 물이 많고 단맛이 적어 깍두기를 담가도 맛이 없기 때문이다. 비결은 절인 무의 물기를 서너 시간 이상 쫙 빼 주는 것... 가끔 채반을 툭툭 두드려 무에 남아 있는 물기를 말끔히 빼낸다.



실파, 고춧가루, 간 마늘, 간 생강, 설탕, 새우젓, 까나리 액젓을 넣고 버무린다. 무 자체가 단맛이 적으니 조금 달게 간을 하는 게 포인트...



처음엔 뻑뻑하지만, 계속 조물조물하면 금세 물기가 돌고 실파는 부드러워진다.



한 달은 먹을 수 있겠다.



일단 비주얼은 좋네~



고춧가루를 곱게 갈았더니 빛깔도 좋고...



생각난 김에 두 달 전 담근 마늘장아찌도 개봉...



급하게 오이냉국도 뚝딱 말았다. 이게 며칠 만에 먹는 밥인지...



보기도 좋은데...



심지어 열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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