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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alk

춘양 - 태백산 막걸리

by 변기환 2012. 5. 6.

물 맑고 공기 좋은 봉화군에는 막걸리 양조장이 많다. 봉화 양조장, 청량주로 유명한 법전 양조장, 예전에 그만 두셨지만, 큰아버지께서 운영하시던 삼동 양조장, 봉성 양조장, 재산 양조장, 석포 양조장, 소천 양조장, 오늘 소개할 춘양 양조장 등등


춘양 양조장은 내가 나기 전부터 막걸리를 만들던 곳이다. 내가 어렸을 때 모내기나 벼베기 등 먹걸리가 필요할 때 전날 주문하면 아침 일찍 말 통에 담아 자전거에 주렁주렁 매달아 배달을 해 주곤 했다.


당시 막걸리는 요즘처럼 병에 넣어서 파는 게 아니라 말 통 혹은 주전자 단위로 팔았다. 자전거에 막걸리 말통 6~8개 정도를 싣고 포장되지 않은 험한 시골 신작로 달려 배달을 했다. 한 때 성행하던 춘양 양조장은 2대 강모 씨가 물려 받은 후 소주에 밀려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다 수년 전 문들 닫았다.


그러다가 막걸리가 다시 인기를 얻자, 다른 사람이 같은 장소에 막걸리 양조장을 차리고 태백산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만들고 있다.


유통기간은 15일 정도로 매우 짧다. 100% 국내산 쌀을 원료로 단맛을 내기 위해 올리고당, 아스파탐을 첨가했다.


쌀로 만든 막걸리라 부유물 없이 깨끗하다. 탄산이 들어있지 않아 마구 흔들어 따도 넘치지 않는다. 먹은 후 트림도 거의 없다.


잘 걸러서 병 뚜껑도 깨끗하고...


올리고당과 아스파탐을 넣었으나 아주 소량만 넣어선지 단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쓴맛과 누룩 내가 강하다. 그러나 물을 많이 탔는지 뒤끝이 맹숭맹숭하다.


적당한 도수로 발효를 시켰다면 법전 청량주 막걸리만큼 맛있었을 텐데 아쉽다. 알콜 도수도 청량주 보다는 조금 약한 것 같다.


안주는 시골 밭두렁에 널려있는 밭 미나리와 곰치 나물을 살짝 데쳐 참기름과 조선간장으로 양념했다. 밭 미나리는 재배 미나리와 달리 향이 굉장히 강하다.


시골집 뒷산에서 뜯은 두릅, 산채의 제왕 두릅은 몸에 활력소를 공급하고 피로를 풀어주기 때문에 춘곤증에 최고의 나물이다.



술 못하는 집사람은 포도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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