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67

탕수육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가 며칠 후면 집을 떠나게 된다. 기숙사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집사람도 지금보다 더 오지로 발령이 나서 일주일에 이삼일은 현지에서 자야 하니, 졸지에 세 식구가 이산가족이 됐다. 기숙사 안내문에 이번 학기부터는 주 5일 수업이지만, 이 학교는 토요일에도 오후까지 자율학습을 해서 학생들을 학교에 붙들어 둔단다. 학부모 입장으로는 기숙사에 보내면 이런저런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아이가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는지 걱정이다. 지도 집을 떠나 새로운 환경을 맞이해야 한다는 게 두려운지 요즘 들어 먹는 게 통 시원치 않다. 이놈이 어릴 때부터 잘 먹지 않아서 제 엄마 속을 어지간히도 썩였다. 뭐라도 정성껏 해주면 입맛이 돌아올까 싶어 탕수육을 하기로 하.. 2012. 2. 26.
메밀묵 만들기 집사람이 메밀가루를 얻어 왔다. 잘 얻어는 오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집에 가 있거나 아니면 버려진다. 봉화 청옥산 메밀농원 작목반에서 만든 것인데, 봉화군 소천면 임기리에는 대단위 메밀재배를 하는 농가가 많다. 이곳에서 생산된 메밀은 메밀로 유명한 봉평으로 팔려간다. 농민이 모여 작목반을 만들면 정부에서 지원을 엄청 많이 해 준다. 그러나 지원만 하고는 끝이다. 항상 바쁘신 공무원들이 정부에서 지원한 작목반이 애초 목적대로 운영되고 있는 지, 시설은 잘 유지 되고 있는지, 수익은 있는지 관리를 해야 함에도 전혀 관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작목반은 정부 자금만 빼먹고 문을 닫아 놓은 게 대부분이다. 봉화 청옥산 메밀농원 작목반은 주 생산품이 메밀가루와 통 메밀인데, 그래도 한 해.. 2012. 1. 21.
등갈비찜 등갈비 오븐구이 정육점에서 등갈비 2kg을 사왔다. 살 때는 2kg가 많은 줄 몰랐는데 핏물을 빼려고 볼에 담으니 양이 너무 많다. 일부는 오븐에 굽고 일부는 찜을 만들어야 겠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핏물을 빼기 전에 등갈비 안쪽에 붙은 얇은 막을 떼란다. 저걸 손톱으로 잡아떼려면 손톱 다 빠진다. 끝이 뽀죡한 포크를 이용하면 쉽게 뗄 수 있다. 손질한 등갈비는 한 삼십 분 정도 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시래기는 살짝 데친 후 찬물에 씻은 다음, 줄기 부분의 비닐 막처럼 생긴 얇고 투명한 껍질을 벗긴다. 핏물을 뺀 등갈비는 월계수잎과 생강을 넣고 끊인다. 커피와 술을 같이 넣으면 냄새가 안난다고 하는데, 찾아보니 커피도 술도 없다. 한번 끊인 등갈비는 찬물에 깨끗하게 씻어 일부는 구이용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감자를 함께 .. 2012. 1. 17.
어묵 무 볶음 무와 어묵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의외로 궁합이 맞다. 몇 주 전 처형댁에서 맛있게 먹은 집사람이 처형에게 "어떻게 만드는거야?" 하고 물어보길래 살짝 엿듣고 대충 만들어 봤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요리는 재료가 맛있어야 한다. 요리 전에 생무를 먹어보고 달고 아삭하지 않으면 이 요리는 십중 팔구 실패다. 무는 길게 채를 썰어 굵은 소금을 쳐 절여놓는다. 너무 가늘게 썰면 씹히는 식감이 떨어진다. 한 10~15분 정도 절이면 빳빳하던 무가 부드러워진다. 장맛보다는 뚝배기 맛이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다. 어묵을 썰 때도 굵기가 균일하게 정성껏 썰어야 맛도 좋다. 재료가 준비되었으면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달군 다음, 마늘을 먼저 넣어 볶는다. 그래야 마늘향이 난다. 어묵을 넣고 중간 불에.. 2012. 1. 2.
안동찜닭 몇 해 전 안동 찜닭을 배달해서 먹은 후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한 적이 있다. 나뿐만 아니라 집사람도 배가 아파 고생을 했으니 시켜먹은 찜닭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그 뒤 뭘 시켜먹는 게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내가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이유가 파는 음식을 믿을 수 없어서다. 어떻게 만드는지, 뭘 넣었는지 모르는 음식을 먹는다는 게 여간 찝찝하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음식은 시켜먹지 않고 만들어 먹는다. 손질한 닭은 먼저 끊은 물에 살짝 익히고, 당면은 물에 불려 놓는다. 살짝 익힌 닭은 껍질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준비해 둔다. 양념장은 간장 한 컵과 물 한 컵 반, 생강, 대파, 마늘, 매실청, 물엿, 후추, 마른 청양고추에 사과를 썰어 놓고 끊인다. 파는 안동 찜닭은 매우 단데.. 2011. 12. 26.
볶음밥 재료 : 양파, 감자, 당근, 파, 계란, 소금, 참기름, 굴 소스 요리하기 쉬운 음식을 꼽으라면 일등이 라면이고 다음이 볶음밥이 아닐까? 볶음밥은 따로 장을 볼 필요없이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재료를 이용하면 되고 요리 시간이 짧고 어렵지 않아 누구나 간편히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또한, 볶음밥 만큼 기본 베이스에 다른 재료를 넣어 응용할 수 있는 음식도 드물다. 양파, 당근, 파, 감자를 볶다가 밥을 넣어 볶으면 야채 볶음밥이 되고, 여기에 김치를 넣으면 김치볶음밥, 쇠고기나 닭고기 혹은 돼지고기를 넣으면 뭐뭐고기 볶음밥, 야채 볶음밥에 카레를 넣으면 카레 볶음밥, 짜장가루를 넣으면 짜장 볶음밥, 새우나 오징어를 넣어 볶으면 해물 볶음밥이 되니 이보다 더 응용하기 쉬운 음식이 있을까? 그리고 냉장고.. 2011. 9. 29.
비오는 날 파전과 막걸리... 나이가 들어가면 이성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남자는 여성스러워지고 여자는 남성스러워 진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비가오면 괜히 기분이 울적하고 술생각이 난다. 마침 아이는 수학여행중이고 집사람은 좀 늦는다 길래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파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사실 요리는 나름 자신있고 그 전에도 종종 전을 부쳐 먹었지만 파전은 처음 해 본다. 래시피고 뭐고 다 필요없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마음 내키는대로 만들기로 했다. 서둘러 마트에서 막거리 2병과 파 한단을 샀다. 막거리는 국XXX 생막리가 순하고 좋은데 요즘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다 팔리고 없단다. 서X 생생막걸리는 도수가 높아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언제 술을 도수보고 먹었나... 더도 말고 딱 2장만 만들기로 하고 분량만큼 파를 다듬었다. 대충 씻고 파.. 2010.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