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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2

영주 솔향기마을 며칠 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봄꽃을 감상하고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는 '봄꽃 휴양마을' 10곳을 선정했는데 그중에 영주 솔향기마을이 포함되었다길래 어떤 곳인지 궁금해 자전거로 다녀왔습니다. 씻고 닦고 조여서 겨우내 봉인해둔 자전거를 꺼내 체인에 기름을 치고 6개월 안 탔으니 말랑말랑해진 엉덩이와 전립선 보호를 위해 자전거 전용 바지 안에 두툼한 패드 팬츠를 껴입고 안정면 비상활주로를 내달립니다. 영주에서 솔향기마을까지 왕복 34km... 선수가 달리기에는 너무 짧은 거리라 기왕 페달 밟은 김에 솔향기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고항치를 오른 다음 풍기에 들러 냉면 한 그릇 먹고 순흥을 거쳐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탔더니 기록이 엉망이네요. 6개월 만에 타는 자전거라 경사가 조금만 급해도 목구멍에서 제트기 날아가는.. 2014. 4. 13.
죽령을 오르다. 글이란 게 술 한잔하면 술술 잘 써진다.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로 유명한 시인 박인환은 지독한 술꾼이었다. 1956년 3월 10일 명동 모퉁이 「경상도 집」에 모인 문인들이 가수 나애심에게 노래를 청하자 부를 노래가 없다고 하니, 얼큰하게 취한 박인환이 시를 쓰고 이진섭이 단숨에 악보를 그려갔다. 나애심이 그 악보를 보고 노래를 불렀는데, 그 시가 바로 「세월이 가면」이다. 박인환은 스물일곱 나이에 요절한 이상을 추모하며 사흘간 폭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자정 무렵 "나에게 생명수를 달라" 부르짖으며 눈을 감는다. 그의 나이 겨우 30세, "세월이 가면"을 쓴지 일주일 후... 그러고 보면 인간에게 주어진 모든 것은 한정돼 있는 것 같다. 그게 음식이든 술이든... 음식도 지나치게 많.. 2013.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