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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alk

정말 맛있는 김치소개 - 봉화김치마을

by 변기환 2011. 11. 18.
농사를 짓는 친구가 있다. 매년 찾아가 민폐를 끼치지만 싫은 내색한 번 하지 않는 호인이다.

민폐 끼치는 거 보러 가기

이 친구가 최근 마을 농민과 함께 김치공장을 짓고 김치를 만든다고 한다. 쇼핑몰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해서 사진촬영 겸 해서 찾아가 봤다.

허름한 창고에 고무통 몇 개 놓고 김치를 만드는 줄 알았는데 웬걸 제법 돈 좀 들인 것 같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정부에서 부자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정부자금과 농민 30여 명이 출자하여 만든 공장이라고 했다.

공장은 경북 봉화군 법전면 법전 중앙초등학교 맞은편에 있다. 내가 찾은 날에는 배추가 한창 입고되고 있었다.

배추와 무우, 고춧가루는 농민(조합원)이 직접 재배한 것이라고 했다. 설마 했는데 정말로 인근에서 재배한 배추를 조합원이 직접 트럭에 싣고 와서 손수 하차까지 하는 게 목격되었다.

공장 근처에는 배추밭이 엄청 많았다. 올해는 배추가 풍년이어서 산지 배추 한 포기가 100원이란다. 출하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기 때문에 많은 농민이 그냥 갈아엎는다고 했다. ㅠㅠ

엄청나게 많은 것 같은데 이 많은 배추가 삼사일이면 다 김치로 만들어져 팔린다고 한다. 대충봐도 고무통 몇 개 놓고 손으로 만드는 수준은 아니다

공장에 입고된 배추와 무우는 저온저장고에 보관된다. 여기 몇 분 있으면 금방 감기 들겠다.

그럼 어떻게 김치가 만들어지는지 공정을 보자. 배추는 기계가 자동으로 절단하고 사람이 꼼꼼하게 손질을 한다.

반으로 절단된 배추는 일차 고압세척기에서 깨끗하게 세척이 된다.

세척된 배추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절임 통까지 옮겨져 간수를 뺀 천일염 소금물에 절여진다.  

열 서 너시간은 절인다고 했다. 다른 김치공장은 소금물로만 절이는데, 이 공장에서 사용하는 지하 200m 암반수가 너무 차서 소금물로는 완전히 절여지지가 않아 배추마다 소금을 뿌린 후 절인다고 했다. 나머진 영업 비밀 ㅠㅠ

다 절여진 배추는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세척기로 이동한다.

총 2번 엄청나게 고압으로 분사되는 세척기에 세척된다. 제조시설이  위생적이고 꼼꼼하게 작업하는 것 같다.

깨끗하게 씻은 절임 배추는 다시 한번 손질은 한다. 혹시 남아 있을 이물질을 잘라내고 모양도 보기 좋게 다듬는다.

또 씻는다. ㅠㅠ 너무 씻어 단물이 다 빠지겠다. ㅠㅠ

이제 김치를 담는 과정이다. 이 장면은 며칠 뒤 다시 찾아가 작업하는 과정을 찍은 것이다.

양념은 다른 부재료 혼합실에서 만드는데 노가리, 표고버섯, 다시마 우린 육수를 사용하고 설탕을 적게 넣기 위해 매실청을 사용한다고 했다. 그리고 멸치액젓과 보리 새우젓도 들어가는 듯하다.

김치 속 넣는 공장은 정말 깨끗했다. 나도 요리 쫌 한다고 부엌에서는 깔끔을 떠는데 작업장이 우리집 부엌보다 더 청결하고, 김치는 여느 집보다 더 깨끗하게 만든다.ㅠㅠ 집에서는 절대 저렇게 깨끗하게 만들 수가 없다.

십 수 년 집에서 김치 담는걸 봤지만, 어머니와 집사람이 옷에 붙은 머리카락 미리 떼고 머리에 모자쓰고 마스크 착용하고 김치 만드는 거 못봤다. ㅠㅠ

만든 김치는 5kg와 10kg 단위로 포장이 된다. 한 삼일 정도 김치냉장고에 숙성이 되면 정말 맛있다.

대부분 공장 김치가 깍아 놓은 밤처럼 속살이 하얀데 이 공장김치는 집에서 담은 김치처럼 파란 이파리가 붙어있다. 파란 이파리가 없는 김치는 배추가 중국산임을 의심해봐야 한다나...

김치는 정말 맛있었다. 집에서 엄마가 담은 김치보다 더 맛이있다. 집에서 담은 김치는 오래 익혀야 제맛이 나지만 이 공장 김치는 갓 버무린 게 더 맛있다. 돼지고기 수육에 막걸리 생각난다.

그날 저녁 쇼핑몰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고 종류대로 다 가지고 왔다.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아 우선 돼기고기 목살을 삶고, 오늘 먹을 술로 법전 청량주 막걸리, 순흥 선비주 막걸리, 춘양 태백산 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를 각각 몇 병씩 준비했다. 혼자서 막걸리 7병은 먹은 것 같다. 그렇게 먹고 다음날 소백산을 7시간 넘게 등산을 했다. ㅠㅠ

알타리 무우 김치는 올해는 재배를 하지 않아서 아직 쇼핑몰 판매는 하지 않는다. 아마 내년부터  판매할 것 같다. 양념이 많아 맵게 보여도 절대 맵지나 짜지 않다

요건 절임배춘데 그냥 먹어도 맛있다. 절임배추는 10kg에 15,000원이며 직접 절이는 과정을 봤기 때문에 또 씻을 필요 없이 그냥 먹어도 된다.

포기김치는 5kg가 25,000원 10kg에 45,000원이다 모두 배송료가 포함된 가격이다. 종갓X 김치, 홍X경 김치 다 먹어 봤지만 절대 비교 불가 정말 맛있다. 하도 맛있어서 집사람에게 올 해 김장은 하지말고 사 먹자라고 했다가 엄청 야단들었다.

깍두기도 일품이다. 무우가 얼마나 달고 싱싱하고 아삭아삭 한지 도무지 공장표 깍두기 같지가 않다. 하긴 공장 반경 20km 안쪽에서 재배되는 배추와 무우, 고춧가루를 사용했으니 얼마나 싱싱하겠는가?

공장 안은 다시봐도 정말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우리집 거실보다 더 깨끗한 것 같다.

김치 속 재료를 만드는 곳이다. 금방 속 재료를 만들고 청소를 한 상태인데 마치 새로 기계를 설치한 것 처럼 깨긋하게 씻어 놨다.

공장안 곳곳에 손 소독기가 비치되어 있고 화장실에도 작업화를 신고 절대 못들어 가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었다.

김치속을 섞는 작업장은 아무나 출입할 수 없으며, 지정된 직원만 에어 샤워실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옷에 붙은 머리카락이나 보프라기도 제거해야 출입할 수 있다.

손을 씻은 후에는 수건에 닦지 않고 공기를 이용해서 말린다. 여러 사람이 같이 수건을 사용할 경우 자칫 세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 차원인 것 같다. 

작업화도 소독기에 넣어서 소독하고, 외부인도 정해진 작업복과 작업화를 신지 않고서는 절대 김치 속 섞기 작업실에는 출입할 수 없다.

저온저장창고 배추나 무우 고춧가루 같은 원료를 보관하는 곳과 만들어진 김치를 보관하는 곳이 분리되어 있다. 

11월 9일~1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11 코리아 푸드 엑스포에 참가 할 때 로고와 팸플릿, 현수막을 디자인 해줬는데 반응이 좋았는지 궁금하다.

3일 숙성된 김치를 시식용으로 내 놓았다는데 국물까지 싹~ 다 비울만큼 인기가 있었다고 했다. 충분히 그럴만하다.

어젯밤 TV에 위생상태가 엉망인 김치 제조공장을 고발 방송했다고 하는데, 이 공장 김치는 믿고 사먹어도 될 만큼 충분히 맛있고 위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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