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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alk

가재잡이

by 변기환 2012. 6. 17.

내가 어렸을 때는 마을 앞 도랑에 가재가 흔했다. 가재뿐만 아니라 퉁가리, 칠성장어, 버들치, 꾸구리, 다슬기 등 온갖 물고기가 살았다.


별다른 도구 없이 죽은 개구리를 미끼로 가재를 잡아서 된장찌개에 넣어 끓여 먹곤 했다.


가재는 암컷 꼬리에 알을 달고 다니다가 부화를 하면 꼬리에 담아 보호한다. 가재 새끼들이 꼬리에 올망졸망 모여있는 게 징그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 만지작거리다가 집게에 물려 아파 팔짝팔짝 뛰던 기억이 난다.


한때 그렇게 가재와 물고기가 많았던 도랑이 이젠 가재는 커녕 물고기도 보기도 어렵다. 집집마다 생활 폐수를 그대로 버리고, 독한 농약을 쳐 대니 그 물에 뭐가 살아 남겠는가?




4년 전 이른 봄 앞집에서 가재 잡으러 가잔다.


"요즘 가재가 어딨어.??" 


그래도 가재가 많은 곳을 알고 있다고 하니...


"두어 마리는 잡겠지" 하는 마음으로 아이와 따라나섰다.


미끼는 삼겹살 반 근...




4년 전이니 이놈이 초등학교 6학년 때다. 저때는 그래도 귀여웠는데...


막대기에 삼겹살을 매달아 돌 틈에 두고 기다리면 가재들이 냄새를 맡고 삼겹살을 집을 때 들면 된다.


겨우 한두 마리나 겨우 잡을 줄 알았는데 엄청 많이 잡았다. 물반 가재 반이다.



오늘 생각나서 다시 찾았더니 가재는 커녕 개구리도 못살게 도랑을 시멘트로 쳐 발라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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