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가산을 오르기 위해 북절골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오를 코스는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경로라 마을회관 마당에 차를 세워 두고 마을 주민에게 슬쩍 내가 오를 코스가 어떠냐고 물어봅니다. 그랬더니 내가 알고 있는 코스는 없고 송이 채취를 위해 다니는 길이 있으니 그 길을 친절히 알려 주십니다. 마을 주민께 등산 코스를 물어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등산 코스가 확실한지 알 수 있고 또 하나는 어떤 이유로 산에서 못 내려올 경우 다음날 아침까지 차가 서 있으면 주민은 내가 산에서 못 내려 왔다는 것을 알고 119나 경찰에 신고를 할 것이고 내가 오른 경로를 알 수 있으니 구조하기가 싶다는 것입니다. 절대 그럴 일은 없어야 하지만... 학가산은 D 코스를 따라 정상 부근까지 차로 오를 수 있으며 정식..
10월 마지막 휴일 짙어가는 가을 손짓에 이끌려 속리산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전국을 우울하게 덮었던 미세먼지도 걷히고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에 수많은 산악회와 등산객이 타고 온 차량으로 주차장은 물론 갓길도 차들로 꽉 찼습니다. 주차할 곳이 없어 이리저리 헤매다가 점심을 먹는 조건으로 식당 주차장 구석에 겨우 차를 세웠습니다. 우리나라 등산복은 단풍보다 더 화려합니다. 오늘 전국의 산악회가 다 속리산에 온 듯... 지체와 정체, 고성방가로 뚜껑이 열리는 걸 억지로 참았습니다. 아~ 단풍이 화려하지 않았으면... 햇볕이 따스하지 않았으면... 볼을 스치는 바람이 부드럽지 않았으면... 수많은 인파에 짜증만 남았을 듯... 오전 10시 전인데 벌써 여기저기서 술판이 벌어집니다. 오늘은 집사람이 따라 ..
일주일을 음식으로 인한 알레르기와 급성장염, 거기에 몸살까지 겹쳐 몸도 마음도 호되게 앓았습니다.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날 얼마 남지 않은 마흔을 집에서 뒹굴기에는 내 나이가 서러워 급히 몸을 추스려 근처 산을 찾았습니다. 오늘 오를 구담봉과 옥순봉 산행은 장회나루를 조금 지나 계란재 정상에서 시작됩니다. 벌써 주차장은 물론 길가에 길게 차들이 줄을 섰습니다. 몇 번이나 망설이다 나섰는데 맑은 푸른 하늘과 따스한 햇볕, 그리고 향긋하고 까슬까슬한 바람에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기 시작합니다. 10월의 푸른 하늘 아랜 어디를 가나 어디를 보나 다 아름답고 정겹습니다. 김광석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부르며 따라오는 상상을 하니 발걸음이 더욱 가뿐해집니다. 갈림길에서 구담봉을 ..
그동안 싸이클과 열애에 빠져 오랫동안 산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여 오늘은 싸이클의 끈적한 유혹을 뿌리치고 산을 찾았습니다. 오늘 오를 삼악산은 세 개의 큰 봉우리로 이루어져 삼악산이라 합니다. 산이 높거나 크지는 않으나 오대산의 웅장함과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축소한 듯한 아기자기한 산으로 정상에 올라서면 의암호와 호반의 도시 춘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림 같이 아름다운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행 시작은 의암 매표소나 등선폭포 매표소에서 시작되는데 의암 매표소 주위를 몇 번이나 돌아봐도 차를 댈 곳이 없어 등선폭포 매표소 근처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주차료 2,000원은 매우 납득이 가는 금액입니다. 무슨 명분으로 입장료를 받는지 모르겠지만, 입장료 1,600원을 내고 나니 160,000원 ..
높이 582m 갈모봉은 산 모양이 갈모(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쓰는 우산 같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작은 군자산(827m)에서 옥녀봉(599m)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솟아 있으며 온통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경관이 빼어나고 사방 조망이 아주 좋은 산입니다. 주차장을 조금 지나면 좌측으로 등산로가 나 있습니다. 주차장을 지나 왼쪽으로 개울을 건너 갈모봉을 오른 후 선유동계곡으로 하산 원점으로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5km가 안되는 거리를 2시간 37분 걸렸군요. 점심과 휴식 시간을 빼면 실제 걸린 시각은 약 2시간 10분 정도입니다. 다른 분들 블로그를 보면 대부분 3시간 넘게 걸렸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온 동네 산악회가 많이 왔습니다. 갈모봉과 남군자산은 출입을 막고 있..
내가 활동하고 있는 모 아웃도어 메이커에서 주최하는 광복 70주년 태극기 휘날리기 행사를 청량산에서 개최하는 관계로 행사진행 도우미로 청량산을 찾았습니다. 출발 전 일단 기념사진 한 방을 박아둡니다. 초상에 대한 공개여부를 동의하지는 않았으나, 의례 이런 유의 사진은 공개되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므로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판단 모자이크처리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좀 귀찮기도 하고... 오늘이 70주년 광복절이라 배낭에 태극기를 꽂은 등산객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가파른 응진전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습니다. 얼떨결에 어제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는 관계로 청량산을 찾는 등산객이 평소보다 훨~ 많아 정체가 심합니다. 청량사를 내청량, 응진전을 외청량이라고 합니다. 응진전은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청량사의 부속암..
수도권과 영서 지방에 폭염주의가 내렸지만, 산을 오르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 오를 산은 충청북도 제천시의 봉양읍과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의 경계에 있는 해발 945m 감악산입니다. 감악산은 북쪽의 치악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며, 남쪽으로 석기암봉을 거쳐 올 초 다녀온 제천의 용두산으로 연결됩니다. 선녀바위(감악산 정상) 방향으로 올라 백련사를 거쳐 감악고개에서 출발지로 하산하는 비교적 짧은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7km 거리를 무려 4시간이나 걸었습니다. 백련사 근처에서 길을 잃어 한 시간 정도 헤맸더니 예상보다 많이 걸렸네요. 감악산은 감악산 방향과 계곡 방향 두 개의 코스가 있는데 계곡 방향이 훨씬 수월하고 거리도 가깝습니다. 감악산 방향은 초장부터 정상까지 가파른 구간이 이어집니다. 나는..
내가 활동하고 있는 모 아웃도어 메이커에서 주최하는 이달의 행사 장소가 팔공산이라 선수들 그동안 못 푼 회포를 풀기 위해 미리 숙소를 잡아놓고 고령군에 사는 행님이 꽁꽁 얼려 공수해 온 시원 달달한 동동주로 일단 대동단결... 선수들 내일 등산은 아몰랑~ 쒼나게 퍼마시며 불금을 달리네요. 다음날 아침 쓰리고 아픈 속을 맛도 간도 섭섭했던 순두부찌개로 겨우 달래 탑골 방향으로 등산을 시작합니다. 저기 배낭 없이 사진 찍고 있는 행님은 어젯밤에도 고주망태였는데 술 깨기가 무섭게 시작한 식전 해장술에 취했으니 걱정입니다. 동봉까지는 약 3.6km 팔공산의 주봉인 비로봉까지는 약 4km... 야무지게 오르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팔공산 깔딱고개가 소백산 깔딱고개나 금오산 할딱고개에 비하면 평지 수준인데..
높이 1,219m 일월산은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과 청기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동서로 두 봉우리가 있는데 동봉은 일자봉이라 하여 주봉이며, 서봉은 월자봉이라 합니다. 오후에 벼락과 돌풍을 동반한 소나기 예보가 있어 아침 일찍 서둘러 -절대 나이가 들어 아침잠이 없어 그런 게 아닙니다- 출발지인 아랫대티 마을에 도착하니 8시... 일월산 자생화공원에 차를 세워 두고 산을 찾아갑니다. 등산 경로는 아랫대티 마을을 출발. 일월산 주봉인 일자봉을 오른 후 월자봉을 찍고 윗대티 마을로 하산. 도로를 따라 출발지로 돌아오는 약 14km... 4시간 50분 걸렸네요. 아랫대티 마을에서 일월산 주봉인 일자봉까지는 4.2km...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가면 이런 소박한 향토집을 짓고 사는 게 소원..
오늘이 영주시에서 주최하는 소백산 철쭉제 마지막 날이자 석가탄신일이라 어느 코스를 올라도 사람으로 미어터질 것 같아 눈뜨자마자 부리나케 준비해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초암사를 지나 국망봉을 오릅니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만개한 철쭉이 어서 오라고 수고했다고 활짝 반깁니다. 내가 움츠려 있는 사이 산에는 흔하디 흔한 둥글레도 예쁜 꽃을 피웠고... 여기저기 이름모를 꽃도 수줍게 폈습니다. 오늘 자외선 지수가 매우 강함 수준이라... 소중한 내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진한 화장을 합니다. 동안은 넘사벽이고 최소한 노안은 되지 않기 위해 뒤늦게 이것저것 찍어 바르고 나름 관리를 하는데 그동안 자외선 무서운 줄 모르고 돌아다닌 탓에 이미 노안 쪽으로 기우는 듯... 능선에 올라서니 멀리 국망봉 정상이 보입니다.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