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된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토요일 오랜만에 산을 찾았습니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와 승리에 거쳐있는 해발 565m 가은산은 단양의 명산 금수산에서 남으로 뻗은 줄기에 솟은 산입니다. 옥순봉 쉼터를 출발 가은산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에 올라서면 발아래에 거북이가 뭍으로 올라서는 듯한 형상을 한 구담봉과 퇴계 이황 선생이 극찬한 옥순봉의 기암을 따라 흐르는 충주호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고 장회나루 뒤편 제비봉과 마주 보고 있는 말목산 그리고 겹겹이 쌓인 능선 너머로 소백산, 도락산, 월악산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조망이 무척 좋은 산입니다. 옥순대교 건너 옥순봉 쉼터에서 등산이 시작됩니다. 가은산까지는 3.6km... 옥순봉 쉼터를 출발 새바위, 벼락 맞은 바위를 지나 둥지봉에서 가은산을 올..
결과야 어떻든 이제 고3 학부형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 놨으니 다소 가벼워진 마음으로 산을 찾았습니다. 오늘 오를 산은 높이 983m 월악산의 주능선과 포암산 사이에서 홀로 우뚝 솟은 만수봉입니다. 만수봉은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 서면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특히 웅장한 월악산 영봉과 충주호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고 포암산, 주흘산, 대미산, 황장산, 운달산 등을 한눈에 다 볼 수 있는 조망이 확실히 보장된 산입니다. 미래세대 체험장이라는 요상한 이름을 붙였지만 알고 보면 아이들이 자연을 관찰할 수 있도록 생태 탐방로와 교육장, 체험장을 꾸며 놓은 곳입니다. 만수봉 가는 길에 거쳐 가야 할 892m 용암봉이 보입니다. 만수계곡을 출발 용암봉 방향으로 올라 만수봉을 찍은 후 만..
창으로 스며드는 늦가을 햇살이 너무 따스해 오후 일정을 잔머리 굴러 조정해 놓고 점심을 핑계로 근처 청량산을 찾았습니다. 청량산이야 일 년에 서너 번 이상 오르기 때문에 사진 찍을 일이 없을 것 같아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오색 단풍으로 물든 풍경이 고와 폰카로 몇 장 찍었습니다. 오늘이 끝인 듯 단풍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엔 어디를 가나 인산인해… 청량산의 열두 봉우리 중 청량사 옆에 우뚝 선 연화봉이 가장 먼저 반기는군요. 어풍대의 깎아지는 절벽 아래 위태롭게 자리 잡은 청량사… 매년 개성 있는 소리꾼을 초청해 산사음악회를 개최하고 경내를 어지럽히는 수많은 인파에 짜증을 낼 만도 한데 싫은 내색 없이 인자한 미소로 찾아오는 등산객에게 직접 만든 차와 음료를 대접 하는 등 종갓..
매년 이맘때면 단풍 구경 삼아 단양 제비봉을 오릅니다. 단풍은 다음 주가 절정일듯하지만, 작년 엄청난 인파에 치여 고생했던 트라우마 때문에 올해는 일찌감치 찾았습니다. 이른 시각이라 주차장이 널널하네요. 유람선 매표소도 한산합니다. 장회나루 모퉁이에서 가파른 등산이 시작됩니다. 다녀온 GPS 기록입니다. 왕복 4.3Km.... 1시간 59분 걸렸습니다. 만만하게 보고 올랐다가 욕을 하면서 내려오는 산이 제비봉입니다. 높이 721m 제비봉은 단양군 단성면 장회나루 뒤편에 있는 바위산입니다. 수상 관광지로 유명한 충주호의 구담봉과 옥순봉에서 동남쪽 머리 위를 올려다보면 절벽 위의 바위 능선이 제비가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제비봉이라 부릅니다. 해발이 낮고 왕복 5Km 남짓한 짧은 코스라 준비 없이 오르..
산을 찾아 나섭니다. 오늘 오를 산은 8월의 마지막 날 중간에 속리산으로 차를 돌렸던 의성군 금성면에 위치한 금성산과 비봉산입니다. 해발 530m 금성산은 우리나라 최초 사화산이며 정상에 묘를 쓰면 후손은 산의 정기를 받아 부자가 되나 대신 인근에 비가 오지 않는다 하여 가뭄이 들면 지역민이 기우제를 지내고 암매장한 묘를 찾아 나섰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금성산보다는 조금 더 높은 해발이 672m인 비봉산은 봉황이 날아가는 것처럼 날렵하게 생겼다고 해서 비봉산이라 부릅니다. 등산로 입구까지 버스가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잘 뚫어 놨으며 널찍한 주차장엔 화장실도 있습니다. 안내도를 참고로 가야할 길을 확인합니다. 우측 금성산을 오른 후 능선을 따라 비봉산을 정복. 산불감시초소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
사흘 간 황금연휴지만 고3 수험생 때문에 멀리 여행은 못 가고 근처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품고 있는 화산을 찾았습니다. 출발지인 병산서원은 고려 때부터 풍산 류씨의 사교육 학원인 풍악서당을 서애 류성룡 선생이 풍산면에서 지금의 병산으로 옮긴 것으로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무사한 47개 서원 중 하나로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유교 건축물입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광해군 때 류성룡 선생의 위패를 모신 존덕사를 세우면서 사당과 서당의 기능을 갖춘 서원이 되었으며 일제 강점기 때 강당과 사당을 다시 건축하는 등 대대적으로 보수했다고 합니다. 병산서원에서 하회마을까지 나 있는 하회마을 길은 안동의 유교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3개의 유교문화 길 중 2구간인 안동 한지와 삼구정, 병산서원, 하회마을을 지나 현..
오랜만에 산을 찾았습니다. 오늘 오를 산은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에 있는 천지갑산과 이웃한 연점산…. 천지갑산은 해발 465m로 나지막하지만 산을 끼고 흐르는 길안천 물살이 깎아 놓은 산세가 천지에서 으뜸이라 하여 천지갑산이라고 부른답니다. 산 아래에 공원을 잘 꾸며 놓았고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캠핑장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시설을 잘 관리하고 있네요. 오늘 다녀올 코스는 천지갑산을 거쳐 연점산을 왕복하는 6시간 긴 거리... 네이버 등산 지도로 확인한 거리가 약 10km…. 공원에 서 있는 안내도에 적힌 구간 거리를 합하니 13.6km…. 차이가 많습니다. 실제로 거리를 재 보니 10km.... 네이버 지도가 더 정확하네요. 두 번이나 길을 잘 못 들어 길 찾느라 이리저리 헤맸더니 다섯 시간 넘게 ..
아침 일찍 비봉산을 오르기 위해 의성군으로 달려 가다가 문득 하늘을 보니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어 이렇게 좋은 날 사방 조망권이 전혀 보장이 안된 산을 오른다는 건 한 여름에 영남 알프스의 억새를 보러 가는 바보 짓을 하는 것 같아 바로 차를 돌렸습니다. 어디로 갈꺼나 장고 끝에 찾은 산이 속리산…. 속리산은 몇 년 전 늦겨울 상주, 구미 선수와 갈령에서 천왕봉, 문장대 거쳐 화북으로 종주하는 긴 코스를 잡았는데 마음만 급하고 준비성 없는 장정 셋이서 물 500mL 한 병에 작은 컵라면 하나씩 먹고 천왕봉을 오른 후 날이 저물어 하는 수 없이 장각동으로 탈출했습니다. 그때 걸은 시간이 무려 8시간…. 목 마르고 허기 져 고드름도 핥아 먹고 한라봉 껍데기도 씹어 먹었던 고생한 기억이 생생한데 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황금연휴... 오후에 비 예보가 있지만, 그동안 아껴뒀던 문경의 명산 대야산을 찾았습니다. 높이 931m...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 명산인 대야산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과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에 걸쳐 있는 암산입니다. 백두대간 단전 아래쯤 위치한 대야산은 북으로는 백화산과 희양산을 지나 이화령으로 남으로는 속리산 문장대를 지나 천왕봉으로 이어지며 산 깊숙이 파고든 계곡 비경이 뛰어나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용추계곡을 품고 있습니다. 대야산 주차장을 출발 용추계곡을 지나 월영대에서 밀재를 돌아 대야산을 오른 후 피아골과 월영대를 거쳐 하산하는 가장 긴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일부 구간 GPS 기록이 날아갔네요. 중간에 날아간 부분을 고려하면 거리는 약 9.8..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오후... 천등산을 오르기 위해 봉정암을 찾았습니다. 안동시 서후면에 학가산과 마주보고 서 있는 해발 574m 천등산은 숲이 울창하고 산세가 수려해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봉정사와 부속 암자인 영산암, 지조암, 개목사가 산 여기저기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산에 절이 많다는 것은 풍수지리상 명당이 많다는 것... 문화재 관람료 2,000원을 내고 등산로를 찾아 봉정암을 지나 영산암까지 몇 번을 오르내렸지만, 찾지 못해 물어물어 봉정사 일주문에서 시작한다는 걸 알고 일주문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물 없이 맨몸으로 오릅니다. 그동안 내 발이 되어 준 2002년 식 수동에 상시 사륜 쏘렌토는 중고차 매매 상이 변값을 준다길래 인터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