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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변 2년 넘게 사용한 iPhone 4S가 슬슬 맛이 가기 시작한다. 홈버튼은 접촉 불량인지 몇 번을 연달아 눌러줘야 겨우 반응하고 배터리는 하루를 넘기기 어렵다. 이놈이 치매에 걸렸는지 배터리 잔량 20%에서 갑자기 꺼지고 다시 충전을 하면 뜬금없이 50% 수준으로 회복한다. 지난달 그동안 혹사 시킨 폰을 바꿔볼까 해서 동네 KT 플라자에 알아보니 기변 조건이 기기값 684,000원에서 13만 원 할인, 쓰던 폰 반납하면 31만 원 할인, 그럼 할부원금이 244,000원... 뭉그적거리다 못 바꾸고 며칠 전 확인한 조건이 할인 없고 쓰던 폰도 31만에서 21만으로 보상가가 줄었단다. 다른 폰은 몰라도 아이폰은 무조건 발매와 동시에 구입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고민하는 사이에 23만 원 날아갔다. 그때 바.. 2014. 1. 10.
게 맛을 보다. 자연산만을 고집해 자칭 '자연인'이라는 동네 고깃집 행님(어느새 행님으로 호칭이 바꿨네요.)이 토요일 오후 낮술 번개를 하잡니다. 낮술 안 먹는데 그동안 베푼 성의가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뭉그적 뭉그적 거리다가 두 번이나 독촉 전화를 받고 마지못해 가보니 안주로 게를 준비해 놓으셨네요. "그럽시다. 안주가 좋으니 오랜만에 낮술 한번 해 봅시다." 근데 왜 게를 얼음 위에 올려놨지? 대게 사면서 회도 같이 샀군요. 무슨 고긴지 모르겠지만 동해안에서 잡은 자연산이라는데 숙성이 잘 돼서 야들야들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게 질깃질깃한 양식 회와는 식감부터 다르고 맛은 비교할 대상이 아닙니다. 갓 지은 따끈한 밥에 야채 썰어 넣고 초장에 비벼 먹으면 딱 좋을 오징어 회... 집사람과 연애할 무렵 울진 놀.. 2013. 12. 30.
청옥산에서 태백산까지 2013년 마지막 산행을 떠납니다. 그동안 밋밋하고 맹숭맹숭한 곳만 다녀왔으니 오늘은 청옥산에서 태백산까지 23km, 8시간 장거리 코스를 다녀올까 합니다. 혼자 갈까 하다가 같이 갈 선수를 섭외하니 구미 선수가 손을 드네요. 오랜만에 푸근하고 바람한 점 없으니 장거리 등산하기에 딱 좋은 날씨입니다. 아무도 못 알아보게 10년 전 모습으로 뽀삽질 한 사진으로 출발지 인증합니다. 앞으로 어떤 고난이 닥칠지 모르는 순진한 구미 선수가 본능적으로 뭔가 불길함을 예감했는지 도가니부터 단속하는군요. 등산로가 따로 있지만 갈 길이 멀기에 거리를 단축하고자 임도를 따라 오릅니다. 임도를 따라 청옥산을 오른 다음 능선길을 따라 두리봉, 깃대배기봉을 지나 태백산 천제단 찍고 당골로 하산하는 코스입니다. 오전 9시 30분.. 2013. 12. 26.
2013년에 남긴 흔적들... 백두대간 종주도 성에 안 차 정맥까지 뛰시는 분이나 일 년에 50좌 이상 오르시는 분에 비하면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기록이고 성적이지만... 휴일마다 구들장을 등에 지고 이불속에 파고 심은 것처럼 꼼짝 않고 잔소리만 해대시는 분들과 하루 종일 소파에서 굼벵이처럼 뒹굴며 리모컨 운전하시는 분들 각성 좀 하시라고 2013년 다녀온 산을 날짜별로 정리해서 올립니다. 1월 5일 태백산 화방재 ➤ 장군봉 ➤ 당골 12km 새해 첫 등산... 이날 아침 유일사 매표소 온도계가 영하 24도... 싸늘하게 식은 컵라면과 언 김밥을 먹고 나니 추위에 입이 떨려 이 깨지는 줄 알았다. 얼떨결에 따라나섰던 모 선수는 산에서 내려와 다시는 등산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등산화와 배낭을 버렸다는 소문이... 누적 : 12.. 2013. 12. 24.
할까? 말까? 올 한해 재미있었던 1기 임기가 끝나고 2014년을 활동할 2기 모집... 1차는 합격을 했는데... 2차 면접이 남아있다. 면접이라... 산 좋아하고 사람 좋으면 됐지 아는 처지에 면접은... 직원 뽑는 것도 아니고... 해 말아... 이거 참 고민되네... 2013. 12. 11.
노트북 구입 한성 P54-GA760S 니체가 그랬나? 신은 죽었다고... 니체가 알고 있는 신은 다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름신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더라... 사용하고 있는 느린 노트북에 불만이 많아 새로 사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름신이 내리고 지름신을 영접하는 순간 집사람 윤허를 얻어 신들린 손으로 검색에서 결제까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24년 동안 내 손을 거쳐 간 수많은 노트북과 데스크탑 중 하드웨어 고장으로 속 썩인 적이 거의 없었고, A/S 센터를 찾은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A/S는 고려할 대상이 아니고 중요한 것은 오직 가격 대비 성능(이하 가성비)... 내가 원하는 사양은 4세대 i7 CPU, 하스웰, 128G SSD, FULL HD... 이 사양에 대기업 제품이라면 최소 130만 원 이상 줘야 .. 2013. 12. 6.
소백산 설경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할 것 없이 차로 30분을 달려 두 시간이면 오를 수 있는 산이 집 근처에 있다는 건 산을 좋아하는 내겐 축복입니다. 소백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산불감시단 발대식을 하는지 군기 빠진 당나라 군대처럼 주차장에 도열해 알 수 없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삼가동 탐방지원 센터를 찾았더니 그동안 주차료를 받던 예쁜 새댁이가 그만뒀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평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로사 앞까지 차를 가져갔는데 낯선 새댁이 산불감시단 발대식에 윗분이 와 있으니 차를 주차장에 두고 걸어가라고 사정을 합니다. 그랴 일찍 집에 가 봤자 할 일도 없고 그동안 하프코스 만 다녔으니 오늘은 오랜만에 풀코스를 걸어보자. 10시 삼가동 탐방지원 센터를 출발합니다. 어제까지 초겨울 추위가 기승.. 2013. 11. 30.
렌즈 구입 시그마 18-200mm F3.5-6.3 II DC OS HSM 18-50mm 번들 렌즈가 싸고 가벼워 막 쓰기는 좋지만 늘 빈약한 줌 기능이 아쉽던 차, 마이너스 통장에 월급이 입금되는 순간 광 클릭질로 가격비교 사이트를 뒤져 30만 원에 12달 무이자로 구입... 캐논의 EF-S 18-200mm f/3.5-5.6 IS 렌즈가 850,000원 인걸 감안하면 완전 껌 값이다. 고배율 줌 렌즈임에도 길이가 18-50mm 번들 렌즈와 비슷하다. 밝기는 다소 아쉬운 F3.5-6.5... 이 가격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면 머리 벗겨진다. 정품... 싼 티 나는 플라스틱 재질의 번들 렌즈를 쓰다가 빨간 테 두른 굴직한 놈을 물리니 좀 있어 보이는 듯... 렌즈 후드도 기본제공... 18mm 광각과 200mm 줌 영역을 아우르는 여행용 렌즈에 대한 평가가 찍사들 사이에 엇갈리지.. 2013. 11. 26.
산 더덕 토요일 늦은 밤 동네 고깃집 아저씨가 갑자기 비상소집을 내리네요. 이분이 호출할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바로 달려가야 합니다. 오늘은 산 더덕과 야생 냉이를 넣고 오리백숙을 담백하게 끓여 놨네요. 땀을 비 오듯 흘리며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니 벌써 몸 주요 부위가 찌릿찌릿 해지는 게 바로 효과가 나는군요. 산삼이나 인삼은 줄기로 이어지는 부분은 뇌두라고 합니다. 뇌두의 개수에 따라 연령을 알 수 있죠. 그러나 더덕은 뇌두란 게 없고 매년 머리 부분 여기저기에서 새싹이 자랍니다. 더덕의 연령은 싹이 자란 흔적을 보고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산 더덕과 재배한 더덕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리얼 자연산 산 더덕은 생으로 한 뿌리 먹고 나서 소주를 한잔 먹어보면 바로.. 2013. 11. 25.
고향은 여전히 삽질 중 시어마이 등골 빠지고 시아버지 허리 휘는 김장철이 돌아왔습니다. 9시 전까지 오라는 어머니 명(命) 받고 아침 일찍 일어나 김치통 싸 들고 시골 집에 도착... 먼저 내년 2월까지 김치를 보관할 항아리 2개를 묻었습니다. 오랜만에 안 하던 삽질을 했더니 온몸이 여기저기가 쑤시고 결리네요. 확실히 운동과 노동은 후유증부터 다릅니다. 절인 배추 나르고... 양념 섞는 거 도와주고... 일손이 모자라 한 시간을 쪼그리고 앉아 무, 갓, 파를 썰었더니 도가니에 기분 나쁜 전기가 통하네요. 두 동생에게 택배로 보낼 김치는 터지지 않도록 두툼한 감자박스에 넣어 안전하게 포장을 해 놓고... 내가 낸 세금 100억이 황당한 곳에 쓰이고 있는 현장을 둘러봅니다. 저길 파내서 집중 호우가 내리면 개울물을 가둬 단군이래 .. 2013. 11. 18.
민주지산 수능을 치르는 날이 임시 휴일이라 멀리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민주지산을 다녀왔습니다. 며칠 전 같이 가기로 약속했던 선수가 새벽에 못 간다고 문자를 보내왔네요. 전에 구병산 등산 때도 그러더니... 앞으로 한 번만 더 약속을 어기면 데리고 다니지 말아야겠습니다. 영주에서 차로 두 시간 반을 달려 물한계곡에 들어서니 이동네는 가로수가 감나무네요. 늦가을 짧은 햇살에 먹음직스러운 감이 말랑말랑 익어갑니다. 곶감은 상주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영동군 곶감도 알아주는가 봅니다. 집집마다 특이한 방법으로 감을 말리고 있네요. 윗 동네 단풍은 누렇게 말라비틀어져 가는데 여긴 절정입니다. 얼마 전 다녀온 소백산의 누리끼리한 단풍과는 때깔부터 다릅니다. 노랗게 시들어 가는 낙엽송과 짙은 초록색 잣나무, 핏빛 당단풍 그리.. 2013. 11. 9.
역시 자연산 얼마 전 자연산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준 동네 고깃집 아저씨가 전화를 했네요. 오늘은 자연산 산 더덕을 캐 놓았답니다. 관련 포스트 산 더덕을 넣고 끊인 더덕 백숙입니다. 닭에서 나는 특유의 잡내가 전혀 없고 국물이 달짝지근하고 구수하고 시원한 게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이 오묘한 맛을 내 짧은 필력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가 없네요. 인삼 백숙, 황기 백숙, 능이 백숙 다 먹어 봤지만, 그 하잖은 것들과는 격이 다르니 비교할 대상이 아닙니다. 더덕 백숙 두 그릇 비우고 찐덕찐덕한 진이 묻어나는 생 더덕을 안주 삼아 독한 소주를 수혈합니다. 한입 베어 먹을 때마다 입안이 아리하고 얼얼해지는 게 시장에 파는 재배 더덕과는 향도 식감도 다르네요. 웬만해서는 소주 잘 안 먹는데 소주가 완전 설탕.. 2013.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