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우리술 품평회에서 장려상을 받은 영주시 순흥면 만수주조 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든 백년친구 생막걸리 우리술 품평회 막걸리 부분은 생막걸리와 살균 막걸리로 나눠 선정하는데, 만수주조 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든 생막걸리가 장려상에 살균 홍상 막걸리는 최우수상에 선정되었단다. 유통기간은 30일, 법전 청량주 보다 10일이 더 길다. 막걸리는 발효주다. 발효주는 발효될 때 온도에 매우 민감하고 발효가 끝난 후 물과 섞어 병입을 해도 일정 기간 발효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아주 약한 탄산이 생성되고 알콜도수는 처음보다 더 높아지며, 술맛은 깊어진다. 그러나 발효주는 알콜 도수가 낮아 발효가 끝나면 바로 변질된다. 이제껏 막걸리가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가 발효에서 변질 되는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
늦은 아침을 먹고 짙은 안갯속을 달려 소백산을 찾았다. 오늘 가야 할 길은 초암사를 출발해서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지나서 죽령으로 하산하는 18km, 약 7시간 제법 긴 코스 한 때 신촌 부르스 밴드로 활동하던 동덕여대 이정선 교수 노래 중에 "산위에 올라"는 노래가 있다. 산 위에 올라 세상을 보네 산 위에 올라 발아래 세상을 보네 이렇게 내려다보면 아무 생각이 없네 어둠이 와도 혼자 남았네 너무 어두워 아무도 보이지 않네 갑자기 외로워져서 소리소리 질렀네 소리 질러도 대답이 없네 소리 질러도 아무도 와 주지 않네 나만 남겨진 채로시간마저 멈췄네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더니 연화봉 지나자 다리가 후들후들... 돌아오는 길에 자연묵집에 들러 두부 한 모를 샀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한잔 할 타이밍을 ..
무밥은 콩나물을 같이 넣어야 맛있는데, 냉장고를 뒤져보니 콩나물이 없다. 쌀을 씻어 30분 정도 불린 다음, 무를 채 썰어 밥을 짓는다. 불을 아주 약하게 조절하는 게 포인트 밥이 끓으면 뚜껑을 살짝 열어 놓는다. 무밥과 함께 먹을 된장찌개 양파, 무, 감자, 청양고추 준비 적당량의 된장을 풀어서 한번 끓인 후 준비한 야채와 매운 고춧가루를 조금 넣는다. 몇 분 더 끓인 후 파 추가 엄마가 만든 무말랭이 무침, 경상도 사투리로 곤지라고 한다. 엄마표 깻잎 김치 요놈 경상도 사투리는 깻잎 짠지 역시 엄마표 고추 부각과 미역귀 튀김, 고추 부각 이놈이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놈이다. 초가을 풋고추를 따서 반으로 가르고 씨를 제거한 다음 찹쌀풀을 입혀 쪄서 말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고추 부각 튀길 때 건져..
스페인의 대표 요리인 빠에야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 음식이다. 발렌시아 어로 빠에야는 '프라이팬'이란다. 일본으로 시집간 블로거가 일본 시아버지가 해 주셨다는 빠에야를 보고 나도 나중에 아이가 결혼하면 며느리 한테 해 주려고 미리 만들어 봤다. 고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언제 결혼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재료는 버섯, 피망, 당근, 잘게 썬 파 불린 쌀 완두콩 허브와 후추, 소금으로 밑간 한 닭가슴살 오징어 조개 양파 새우 원래 빠에야는 사프란(saffraan)이라는 향신료를 사용하는데, 카레로 대신 바지락을 잘 손질하고 소금물에 해감을 한다. 죽은 바지락이 있을 수 있으니, 하나하나 확인을 해야 애써 만든 요리를 망치지 않는다. 오징어는 껍질을 벗기고 칼집을 낸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굵게 다진..
집사람이 불교대학 간다고 혼자 저녁 먹으란다. 라면이나 끓여 먹으려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어제 사 놓은 칼국수 면과 바지락이 있다. 먼저 칼로리 확인하고 바지락을 솔로 씻어 소금물에 해감한다. 양파, 당근, 파, 버섯을 준비하고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이다가 멸치와 다시마는 건져내고 칼국수 면을 넣고 끓인다. 칼국수가 끓으면 국물이 걸쭉해지기 때문에 물을 많이 잡는 게 포인트 야채와 버섯을 넣고 3분 정도 더 끓이다가 바지락 넣고 굴 소스와 조선간장으로 간을 해서 1분 정도 더 끓인다. 완성 칼국수는 청양고추와 양파, 갓 담은 김치를 곁들여야 맛있다. 혼자 먹는 밥이 맛 없다고 누가 그랬나?
주 중에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들이 주말이라 집에 왔다. 학교 밴드부에서 건반을 맡고 있어 공부와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많이 수척해진 듯 하다. 얘가 춘양 시골에서 살 무렵 초등학교 2~3학년 잠시 피아노 학원을 보냈는데 반은 친구와 노느라 중간 학원하고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무슨 생각인지 피아노를 산다고 몇 년 간 지 용돈을 아껴왔다. 6학년 땐가 피아노를 사달래서 그동안 모은 용돈으로 사줬는데 "학교 종이 땡땡땡"을 겨우 치는 걸 보고 눈물이 앞을 가려 ㅠㅠ 지금은 베란다에서 먼지만 쌓여가지만 나도 한때 악기 좀 만졌는데, 날 닮지 않은 것 같다.그런데 피아노를 사준 후 인터넷을 검색해서 악보를 출력해 혼자 피아노를 익히더니, 지금은 학교 밴드부 건반을 맡을 만큼 연주한다. ..
뭐지???? 왠 고등어??? 집사람이 주문했나??? 뼈 발라내고 손질 다 해놨다. 요즘 세상 여자들 살림하기 편하다. 요놈 보니 갑자기 칼칼한 고등찌개가 생각나서... 무 깔고, 묵은지 깔고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굴 소스로 양념장 만들어 멸치와 다시마 달인 물을 붓고 끓이면 끝 요런 건 끓여 가면서 먹어야 제맛 마지막에 파를 넣는다. 묵은지만으로 충분히 간이 되기 때문에 따로 소금 간을 하지 않았다. 이런 밥이 없네... 냉장고 뒤져보니 먹다 남은 식은밥과 호빵 ㅠㅠ 밥 대신 어묵 몇 개 삶는다. 어묵은 한번 끓인 후 씻어 사용한다. 한눈파는 사이 꼬치가 탔다. ㅠㅠ 굴 소스를 조금 넣었더니 국물이 탁하다.
저녁을 먹고 나니 집사람이 뜬금없이 김치냉장고 사러 가잔다. 김치냉장고가 오래돼 김치 맛이 없다나. 원래 우리 집 김치냉장고는 엄마가 쓰던 거였다. 당시 부엌을 넓게 쓰라고 서랍식을 사드렸는데 어디서 들으셨는지 서랍식이 뚜껑씩 보다 못하다는 말에 뚜껑씩으로 바꿔줘!!! 해서 바꿔 드리고 쓰던 걸 업어왔다. 그게 8년 전 얘기다. 사람도 가전제품도 세월 가면 늙고 병들어 기능이 떨어진다. 요즘 김치냉장고 참 크다. 커도 너무 크다. 전시된 서랍형 김치냉장고 대부분이 우리 집 냉장고보다 더 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큰 덩치를 놔둘 때가 없다. 집사람과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기를 포기했다. 우리나라 가구 수가 4인 이하인데 가전제품은 해가 갈수록 커진다.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수도권 기준으로 평균 1,00..
올해 송이버섯이 흔하다 보니 냉장고에 송이버섯이 여기저기 막 굴러다닌다. 얼리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지만, 냉동 송이는 향도 먹는 느낌도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송이는 제철에 먹어야 맛있지 철 지나면 맛도 없고 귀한 대접 못 받는다. 이놈으로 송이 덮밥과, 송이잡채, 송이국을 끓여 먹어야겠다. 화이트 발란스 설정을 잘못해 사진에 푸른색이 돈다. 송이버섯은 이물질을 털어내듯 가볍게 손질해야지, 감자나 고구마 깎듯 알뜰히 손질할 필요가 없다. 물에 씻을 때도 살짝 씻어야지 빨래 빨듯 빨아대면 무식하다는 소릴 듣는다. 송이버섯 덮밥 쇠고기에 다진 마늘, 간장, 후추를 넣고 양념한 다음 30분 정도 숙성하고, 감자, 양파, 당근, 오이, 풋고추등 야채를 준비해서 팬에 기름을 두르고 쇠고기를 볶는다. 쇠고기가 어느 ..
죽령에서 소백산 연화봉을 세 시간 만에 왕복하고 오는 길에 전어 몇 마리 샀다. 살아있는 전어를 사왔다고 집사람이 기겁을 한다. 자기가 손질할 것도 아니면서... 나도 비위가 약해서 생선 손질하는 거 싫어하고,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해 보니 되더라. 몇 마리는 굽고 나머지는 회를 뜨고 일부는 무쳤다. 회 뜨고 남은 자투리는 무, 파, 고춧가루를 넣고 매운탕을 끓여 전어요리 삼종 세트 완성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 온다는데, 솔직히 난 비린 거 별로다.